
나는 투명한
텅 빔인데
나는 없다
온갖 색깔로 덧칠되고
온갖 이름과 분별로
나의 값을 매긴다
자신을 위한 것인 줄
스스로 나서서
켜켜이 쌓고 있다
지지 않기 위해
잘 살기 위해
보호하기 위해
내가 나를 뒤덮는다
살수록 힘이 들고
두려움이 두꺼워지고
고집과 아집이 세진다
나를 위해 사는 법을
모르고 있다
나를 위한
가장 훌륭한 선물은
텅 빔이 되는 것이다
직면하고 또 직면하여
껴입고 덧칠된 것을
해체하는 것이다
세상이 평가하는 나는
내가 아니다
생각이 아는 나는
내가 아니다
직면하는 나
지켜보는 지켜봄이
나다
지금 이 순간
텅 빔이
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