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세상을 뒤집는다 아우성이다
바람은 바람의 길을 갈 뿐이다
바람은 아무것도 뒤집지 않았다
묵묵히 제 길을 갈 뿐이다
망설임 없이
계산 없이
합쳐진 인연을 따라
비를 쏟고
바람을 내뿜을 뿐이다
세상이 박살 나는 건
바람의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편의만이 전부인 것처럼
에고가 온갖 것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기술만이 문명만이
에고의 계산만이 예찬받는
사람의 세상이
미쳐 계산되지 않은
햇빛을 구름을 비를 바람을
공포로써 영접할 뿐이다
두려움이 해석하고
더 큰 두려움으로 대책 세우기를
반복할 뿐이다
어떤 것도 세상을 뒤집을 수 없다
내 안의 이 고요를 안다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을 여여했던
이 평화를 안다면
휘몰아대는 바람 앞에서도
온전히 지금 여기 이 순간이 된다
바람 안의 고요와
하나 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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