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믿는 것이 아니라
복을 빌러
절로 성당으로 교회로
찾아든다
열심히 성실히
엎디어 절하고 경을 왼다
더 많은 소유물과
명예와 건강을
빌고 또 빈다
진리는 안중에도 없다
자신만 가족만 제 것만
잘 지키고 안전하면 된다
시간이 더할수록
두려움과 고집만 는다
늙고 쇄약 한 몸과 마음만
남는다
폐쇄된 삶인 줄 모른 채
눈앞만 보고 살기 때문이다
제 욕심만 채우며 살기 때문이다
진리만이 영원하다
진리가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
텅 빔만이 살고 있다
무엇이 사는지 모르는 한
늙고 병들어 초췌한
죽음을 향한 삶을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