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관념이 몸에 다닥다닥 붙어
병이 된다
눈이 보고
귀가 듣고
감촉으로 느껴진 것들을 위해
동분서주 살아 온 이야기가
온몸에 제 식대로 붙어
스토리를 확장한다
제 이익만 제 생각만을
도모한 그것이
진리처럼 행세한다
평생 이름표에 갇혀 사는 세상은
병에 이름을 붙여
고이 모신다
병이 사람을 먹여 살리고
세상을 먹여 살린다
병을 위해 분주히 일을 하고
돈을 모은다
제 생각이 모여
몸도 만들고
병도 만드는 것임을
그 생각을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몸도 바르게 되고
병이란 것도 애초에 없음을
알게 될 텐데
바깥만을 살피는
눈을 따라
진짜를 팽개친 채
어리석고 바쁘고 아픈
이야기들이
쉼 없이 돌아간다
오직
안으로만
오직
지금 이 순간에서만
모든 것이
깨끗해진다
원래의 온전함으로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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