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은 스토리가 없다
스토리로 설명하고
스토리로 수식할 것이 없다
스토리 쓰느라 바쁘고 복잡하고
지껄임이 설친다면
여전히 벗어나 있다
스토리에 매달리고
스토리를 도모하려 한다면
아직 더 헤매야 한다
스토리로는 증명할 것이 없다
즉각 지금에 거하는 결단은
어떤 스토리에도 눈 깜빡 않는 것이다
스토리를 더하지 않고 그저 알아차리는 것이다
스토리가 끌고 다녔던 억겁의 노예생활이
삶을 고통이라 단정하고
온갖 관념을 만들어 이름 붙였다
관념에 매여 스스로를 노예로 전락시킨
현장을 목격하는 것
이것이 명상이다
폼 잡고 앉아 고요를 강요하는 것은
명상이 아니다
고요를 지키느라 스토리에 저항하며 애쓰는 것은
명상이 아니다
온갖 지껄임을 지켜보고
뚫어지게 지켜보며
낱낱의 꼬라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온전히 인정하며 자신의 허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전히 포장하고
스토리로 덮고
스토리를 덧붙이고 있다면
스토리로부터 해방되지 않으려는
두려움을 대면해야 한다
오랜 관성과 습을 보며
절망하고 또 반복하는 자신을
기꺼이 껴안아야 한다
나약함에 찌들어
나약함을 감추려
온갖 스토리로 포장한 채 비틀거리는
동일시된 에고를
사랑으로 보듬어야 한다
나의 몰골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세상의 속살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거기에 하느님이 계시다
거기에 붓다가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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