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2020년 4월 11일 오전 06:31

awarener 2020. 4. 11. 06:31




행복이라 서술하는 것
고통이라 서술하는 것
누가 서술하고 있나

마치 소설 읽는 것처럼
드라마 보는 것처럼
타인인 듯 듣고 지켜보라

심각하다 서술하는 것도
현실처럼 박진감을 느끼는 것도
전부 허구다

이 모든 것을 샅샅이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허구에 갇혀
날 것처럼 생생히 연기할 수도
벗어나 그저 한 점 바람일 수도
온전히 내 선택에 달렸다

내가 누군지 알기만 한다면
스토리 쓰는 그것은
나를 알지 못하기에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하여
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무슨 스토리가 쉴 새 없이 만들어지는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아야 한다

지켜보는 것만이 남을 때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알아차리고 있을 때

내가 누군지 드러난다
어떤 스토리도 나를 침범할 수 없음이 드러난다

자신이라 서술하는 어떤 것도
자신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직 지금 여기 이 순간
무한의 텅 빔만이
나이며 영원이며
하느님임을
니르바나임을

이것을 알아차려 사는 것이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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