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끌려 다니다가도
문득
텅 빈
이곳으로 오면 된다
즉각
텅 빈
이것이 되면 된다
텅 빔인데
허무가 아니고
결핍이 아니고
박탈이 아니고
실패가 아니다
텅 빔만이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온전함이 되고
풍요가 된다
생각은 위로를 알지 못하고
치유가 무엇인지 모르고
온전함과 풍요를 모른다
경험 안에서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교하고
허기져 상처투성이 된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은
오늘은 이것을
내일은 저것에 매달려
자신을 유기한다
온전함인 나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허기진 줄도 모른 채
온갖 것으로
허기를 채우느라 분주하다
무엇으로 분주한가
무엇을 가졌다 장담하는가
무엇을 제 소유라 자신하는가
다시 텅 빔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와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텅 빔만이
생각에 포위되고
허기에 내몰린
나를 해방하고
참 앎을 열어준다
이것이 기적이며 신비다
생각에 떠밀려 가다가도
다시 즉각 돌아오라
나의 집으로
생각이 가로막고
동일시돼 헤맬지라도
찰나의 텅 빔이
나를 구한다
'진짜를 예찬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0) | 2020.08.18 |
---|---|
몸을 보고 몸을 들으라 (0) | 2020.08.17 |
누가 해석하고 있나 (0) | 2020.08.15 |
생각은 어디를 딛고 섰나 (0) | 2020.08.14 |
생각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0) | 2020.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