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텅 빔이 돼라

awarener 2020. 11. 29. 06:05

 

내 근원은

지금 여기

 

내 쉴 곳은

지금 여기

 

텅 빈 이곳

 

나의 본향

나의 거처에서

나는 거한다

 

생각 속을 헤매느라

곤죽이 되고

두려움에 떠느라

파김치가 되어도

즉각 돌아올 곳이 있다

 

순간 문득 즉각

여기 이 순간의

텅 빔이 돼라

 

이것이 너다

이것이 나다

 

생각 사이

말과 말 사이

행위와 행위 사이

 

온통 텅 빈

이것이 나다

이것이 너다

 

空이 만유의 주인이다

무엇으로 조작하고

덧칠한들

드러나고야 마는

세세생생의 진리다

 

온갖 만물이 났다 스러져도

완전성 그대로

영원을 실재하는

이것

 

이것만이 살고 있다

 

제 갈증에 겨워

찾아 나서는 순간

길을 잃고 만다

애초에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만든 길은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쉴 곳은

神의 처소

나의 텅 빔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