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부여잡힌 몰골이
보이는가
느껴지는가
존재를 옥죈 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생각은
어디서 와서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실체도 없는데
막강한 전권이 어떻게 행사되나
생각은 자신이 아니다
생각은 본성이 아니다
한낱 생각에
전 존재가
끌려 다니는
이 망령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진리도 아닌데
진리처럼 행세하는
생각에게
누가 끌려 다니나
보라
오직 지켜보라
보는 그것이 주인이다
생각이 하는 짓을
그저 지켜보고
그저 알아차리라
보는 이것
알아차리는
이것이 주인이다
마구 휩쓸려 빼앗긴 전권이
한 순간 회수된다
주객이 바뀐다
보는 자가 주인이 될 때
노예살이는 끝을 낸다
세상이 재편된다
생각으로부터 생각으로
스토리에 스토리를 보태
세상 끝날까지
생각의 쓰나미에 떠밀린
만신창이가
비로소
제 모습을 본다
홀로 전체이며 영원인
본성을 알아버리게 된다
생각에 압살되고 있는
몰골을 대면하라
숨 막히는 현장을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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