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생각이 집을 짓고 산다
드러나는 생각과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까지
내가 살지 않고
생각이 살고 있다
여기 저기 구석 구석
온갖 형태의 스토리를 품고 있다
자신을 비추어
교묘히 숨은 낱낱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생명력을 갖춘
생각을 해방시켜
나를 찾는 길이다
생각에 묶여
노예처럼 살고 있는
오랜 이야기를
알아차려
비로소 해방되고
새 하늘 새 땅을 찾는 길이다
드러나 현실처럼
들이대는 생각과
생각인 줄조차 모르도록
은밀히 작동되어
전 생을 쥐고 흔드는
오랜 생각을 목격해보면
질긴 고집이 거기서 나왔고
온갖 개념이 온갖 형태로 살고 있다
마음을 지배하고
몸을 지배하는 것이
한낱 생각들임을 알게 된다면
나도 모른 채 집을 짓고
내밀히 숨어 작동되는
생각에 끌려
노예로 전락한
행태에 웃음이 나온다
생각이 나서 살았던 어리석음을
알기만 한다면
온갖 생각이 들이댄다 해도
그저 지켜보고 또 지켜보아
여여함만이
전체만이
그저 사는 순리에
온전히 맡기게 된다
그저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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