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생각을 믿지 마라

awarener 2020. 11. 17. 05:31

 

생각은

온갖 오물을 묻혀

너덜너덜해진 걸레와 같다

 

근본 없는 얄팍한 앎들을 묻힌 채

멈추지 않는다

 

생각이 이끄는 대로

그 생각이 보여주는 대로

끌려다니면서

끌려다니는 줄 모른다

속으면서 속는 줄 모른다

 

생각은

믿을 대상이 아니라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전체를 모르고 시원을 모르기에

지켜보지 않는 한

 

근본 없이 얄팍한 생각은

지치지 않고 앞장을 선다

 

삶이 힘든 건

이 때문이다

생각에게 몽땅 맡겨 살다

길을 잃기 때문이다

 

애초에 길도 없고

계획도 없는데

길을 내고 계획을 세워

말몰이하듯

내달리기 때문이다

 

속지 마라

생각은 아무것도 모른다

경험만을 재생할 뿐이다

 

한정된 제 앎 안에서

죽느니 사느니 소설을 써댈 뿐이다

 

명징히 지켜보라

명징히 알아차리라

 

알아차리는 만큼

삶은 근원을 드러낸다

애씀 없이 모든 것이 여여해진다

 

애써 재단하고 자르고 비트느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채

훈장에 위로받으려 하지 마라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머물면 된다

무엇을 하든 놓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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