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무엇으로 도피 중인가

awarener 2021. 2. 21. 06:39

 

금욕주의가 거룩함이 아니 듯

술이 호탕함도 아니다

 

두려움으로 도피하는 것이다

습관이 돼버렸다면

깨어 자신을 보기는 어렵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전에

술잔에 자신을 맡길 테니까

 

두려움을 술로써 위로하고

직시해야 할 엄중함을 외면하는 것이

편하니까 쉬우니까

 

나약함을 위로하지 마라

말로도 생각으로도 위로하지 마라

 

칭찬에 길들여지고

치장에 길들여지고

잣대에 길들여져서

스스로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듣기 좋은 말

좋은 생각

상냥한 얼굴 뒤에 숨은

거칠고 난폭한 부정성을 대면해야 한다

두려움이 응고돼 만들어진

경직들을 끌어내야 한다

 

생각을 치장하지 말고

스토리로 감추지 말고

날 것으로 마주하는 용기

이 지혜만이

나를 살릴 것이다

 

처절함으로 울부짖고

부끄러움에 숨고 싶은

낱낱을 직면할 때

 

진짜 나를 만난다

온갖 것으로 뒤덮여

실체를 알 수 없는 나를

내가 알현한다

 

언제나 神과 함께였던

비밀과 축복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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