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무엇이 삶인가

awarener 2021. 11. 19. 06:07

 

알량한 앎을 믿고

세상을 믿고

눈앞에 보이는 것을 따라

열심히 살았는데

살수록 답은 없다

 

몸은 기력이 떨어지고

마음은 허망함만 커진다

 

왜 사는지 모른 채

바깥만을 향해 허겁지겁

욕망만을 다독이며

남들이 사는 대로

남들 말에 좌우되며 산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삶을 의심하지 않는다

 

열심히 몸을 움직여

두려움을 덮고

즐거움을 좇아

정신승리하며

잘 살았다 자부한다

길의 끝에 희망이 있을 거라 믿는다

 

없다

죽음이 끝이다

에고는 죽음이 끝이다

 

질기디 질긴 

고집을 장착하고

어리석음을 발판으로

어둠 속을 헤매는데

어둠인 줄 모른다

 

그런 에고를 믿고

오늘도 내일도

울고 웃으며

스토리를 펼친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길은 제 안에 있는데

지금 여기 이 순간

텅 빔에 거하지 못한다면

 

어둠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죽음을 향해 

맹렬히 비틀거리며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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