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진술은
자신을 위로하는
긍정의 언어지만
말이 뱉어지는 순간
괜찮지 않았던
두려움과 억울함과 분노와 슬픔이
화석처럼 숨어 든다
흔적조차 없는 듯해도
감추인 채 스토리를 써대며
불쑥불쑥 정체를 드러낸다
이유 없는 슬픔
이유 없는 두려움
이유 없는 분노가
그것이다
언젠가 어느 땐가
자신도 모른 채
깊이 숨기고 방치한
해석들이
실체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살지 못하고
스토리가 살았던 과보다
가짜의 해석과 경험이
주인행세 했던
어리석음의 결과다
오직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 수 있다면
그 모든 스토리들은
힘을 잃는다
억겁을 스토리가
나서서 살았기에
지금 여기 이 순간의
실재가
이 간단한 깨어있음이
어렵다
스토리의 방해에
좌절한다
.
.
.
그렇든 말든
오직
지금 여기 이 순간
이것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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