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고집하는
질긴 이기를 부여잡고
에고가 살고 있다
눈이 보고
귀가 듣고
감각하는
그것을 믿고
그것에 기대
세상을 이고 지고
과거 현재 미래까지
짊어진 채
헤매고 있다
구름 한 점과
다르지 않고
바람 한 점과도
다르지 않게
잠깐 훌쩍
이 모양으로
살다 해체되고 마는데
견고함을 잃을까
제 것을 잃을까
자존심이라 일컫는 이름표들
체면들을
부여 잡고
전전긍긍이다
그것만 놓으면 되는데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 알아차려
놓으면 되는데
얼마나 질기게
얼마나 은밀히
두려움이 주인되어
세상을 사는지
제 안에
진짜가
드러나지 못하게
쉴 새 없는 생각들이
앞을 막는다
진리를 막는다
참 쉬운 삶을
참 어렵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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