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2일 오전 06:29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저장되고

저장한 대로 생각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고

돌고 돌고 반복한다
억겁을 이것이 가동된다

나를 알려는 순간
이 전자동 시스템을 보게 된다
여기에 갇혀 헤어나지 못한
자동인형을 보게 된다

허깨비에 갇혀
삶이라 굳게 믿고

안개처럼 사라지는 삶을
견고한 실체처럼
부여잡고 씨름을 한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흔적 없이
지나가면 되는데

이름을 새기고
기록을 남긴다
가치체계를 세운다

습관이 되고

몸이 되고
병이 된다

굳건히 반복한다

습관이 살고 있다

삶을 고(苦)라 이르는 이유다
오랜 억겁의 거짓말에 갇힌 것이다

苦는 없다
해석기만 가동되고 있다

여여한 나는
그것들과 별개로
그저 여여할 뿐이다
여여함이 살고 있을 뿐이다

생각이 일어나든
파도가 들썩여 뒤집어 놓든
그러든지 말든지

내 안에 전체인 영원인
하느님 나라
니르바나
이것이 살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