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안에서 헤매는 만큼
삶은 오리무중이다
습관에 안주하는 만큼
개고생은 길어진다
동일시된 생각만 좇느라
내가 생각인지 생각이 나인지
뒤섞인 오물통에서
소유하고 또 소유하고
체면과 이름표를 지키려
생각들을 성취하려
분주하다
생각을 지켜보고
습관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진정 나를 사는 것이다
길 없는 길 위에 서서
두려움을 목도하는 것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이름표 없이
어떤 서술도 없이
그저 지금으로만
온전한 텅 빔으로만
거할 수 있다면
나를 사는 것이다
진정 내가 되는 것이다
이름표 위에서
생각 안에서
습관들로 드러낸 나는
나가 아니다
생각이 싸질러 놓은
똥이다
쓰레기다
나는 서술할 수 없다
이름 붙일 수 없다
형용할 수단이 없다
텅 빔이기에
온 데도 간 데도 없기에
안다 모른다 할 수도 없기에
나는 그저
알아차림으로
알아치림이 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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