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살고 있나

 

사물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은 없다

 

제각각의 덧칠된 개념 위에서

사물을 보고 사안을 인지한다

그 상태대로 생각에 쌓이고 몸에 쌓인다

 

온갖 이해가 충돌되어

시끄럽고 복잡해지는 이유다

 

무엇이 온갖 개념 안에서

길을 찾는가

복잡하게 계산하고 기획하는가

 

아무리 정교하고 완벽해도

평가의 주체는 에고다

 

에고는 지엽이며 말초며

부분밖에 알지 못한다

 

머리를 짜내고

경험과 지식이 총동원되어

아귀를 맞추는 방식이다

 

부서지고 퇴락될 것을 위해

분주히 도모하다

그 자신도 스러지는 방식

 

마치 전부인 것처럼

매달리다 

완강히 소유하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죽어 없어지는 방식

 

오늘도 이것을 살기 위해

분주히 나서고 있다

 

난무하는 스토리와 상관 없는

여여한 나의 지점에 서라

에고가 감지할 수 없는

나가 있다

 

그저 지금 여기 이 순간에

거하는 것만으로

나는 내가 되는 신비다

무한대의 은총이다

 

무엇을 도모하고 살든

이것만이 명징한 실재인 줄 알면 된다

이것만이 완전한 지혜이며 지식인 줄 알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