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울이다

 

나는 거울이다

어떤 사물이든

비추기만 할 뿐이다

 

네모든 세모든

빨갛든 빠랗든

크든 작든

 

다만 거울에 비치다

사라진다

 

거울은 변형되지 않는다

일그러지지도 환호하지도 않는다

반응이 없다

 

본성이 이와 같다

나의 근원이 이와 같다

 

무엇이 되었든

그저 여여함이다

 

온갖 해석이 나서서

지옥을 만들고 천국을 만든다

지옥이 있다 천국이 있다 떠든다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

 

스토리가 있어야 살아가는

에고의 방식대로

神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원래를 해석한다

진리를 구부렸다 폈다 난리다

 

사는 방식을 질서라 여기는 한

해석과 스토리 안에서만

온갖 것을 이해하는 한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

神은 神이 아니다

 

앎을 모조리 놓아야

에고가 믿는 방식이 모조리 해체되어야

 

본성이 드러난다

神께서 원래로 거하심을 안다

 

아집과 저항과 습이

거울을 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