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2018년 10월 2일 오전 07:18

awarener 2018. 10. 2. 07:18



내가 해체해야 하는 집이 하나 있다
없는데 있다고 믿는
오랜 생각의 습으로 너덜너덜한 집이다

집을 고친다고 벽지를 뜯어낸다
물을 뿌려가며 손톱으로 하나씩 떼어낸다
쉽게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벽과 동일시된 벽지들도 있다
공들여 떼어내고 나니 아뿔사
벽에 보기 싫은 페인트칠이 되어 있다
그것마져 지우다보면
깨끗한 벽이 드러나겠지

즉각 '나'가 될 수 있는 이 신비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된 이 은총
이 일 없음, 이 고요와 안온이 전부다

불쑥
'나'라며 오랜 습관이 비집고 나온다
왜소하고 두려움에 점철된 어둠의 자식들이다
자신의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것처럼
분노를 드러낸다

이것을 보듬고 본성과 하나되게 하는 일
더럽고 초라한 자신을 목도하며
사랑으로 돌아가는 여정
이것이 진정한 삶이며 수행이며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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