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상황 앞에서도
오직 자신만을 볼 수 있다면
세상의 스토리는
뒤로 물러 난다
스토리가 이끄는 삶에
더 이상 주인자리를 뺏기지 않는다
놀람과 두려움에 반응하는
호흡과 몸을
지켜볼 수 있다면
스토리들은 힘을 잃는다
스토리가 사느라
잃어버린 자신이 거기 있다
스토리에 파묻혀
동일시된 스토리에 섞여
이 악물며 산
자신이 거기 있다
어떤 해석에도
굴하지 않고
그 해석에 뒤바뀌는
몸과 마음만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면
동일시되어 강제되던
억압이 멈춘다
이 모든 것을
놓지 못하고 전전긍긍인
자신을 볼 수만 있다면
오직 뚫어지게 볼 수만 있다면
보는 힘이 커져
흔들림 없이
요지부동으로
해석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면
그냥 하느님 나라다
그것이 열반이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오직
지금
이 순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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