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6

곧장 지금

지금 곧장 자신을 들여다 보라 무슨 감정과 생각 위에 얹혀 있나 파도에 떠내려 가듯 생각에 휩쓸려 다니는 자신을 문득 들여다보라 전자동으로 돌아가던 시스템에 브레이크를 걸어라 이렇게 자주 에러를 내야 한다 마치 진짜인 것처럼 써대는 스토리에 힘을 보태지 말고 그냥 물끄러미 아무런 개입 없이 생각과 감정을 보기만 하라 생각대로 감정대로 습대로 살다 길을 잃어버리고 눈앞에는 늙음만 신체에는 병고만 목전에는 죽음만 마음에는 허무함만 가득하다 제 생각대로 산 결과물이다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전가할 수 없다 자신이 선택하고 강요하고 제 목적을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온 것도 간 것도 없이 지금 이 순간이 전체임을 알았다면 지금의 空만이 완전성으로 온전히 보호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경전의 가르침을 엉뚱한 데서 찾아..

진짜를 예찬함 2020.10.08

경전을 치우고 예배를 거두라

경전을 달달 외운다고 진리를 안다 착각 마라 염불에 공들이고 무릎이 상하도록 삼보일배한다고 진리 가운데 있다 착각 마라 주일을 지키고 신실히 예배드린다고 神을 안다 착각 마라 우상을 만들어 두려움이 두려움을 쌓고 있는 중이다 발광하지 않아도 글자를 몰라도 주일을 모르고 예배가 없어도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神을 떠난 적 없고 神과 하나 아닌 적 없다 에고가 나서 사느라 에고가 아는 한계에 갇혀 사느라 神의 형상을 만들어 가두고 두려움을 피해 달아날 안식처라 여겨 위로를 받는 마약 중독처럼 진통제에 길들여진 가볍고 천박한 에고의 세상이다 에고가 주인처럼 행세하는 무지몽매의 상황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죽고 또 죽고 빌고 또 빌어도 허기지고 병들고 늙고 초라한 이름표만 남을 것이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

진짜를 예찬함 2020.09.23

무엇을 믿는가

무엇을 안다고 승복을 늘여 입고 스님이라 불리는가 무엇을 모르면서 장백의를 갖춰 입고 사제라 불리는가 머릿수를 돈으로 세고 있으면서 목사라 목자 행세하고 있는가 장님이 장님을 이끌고 있다 달달 왼 경전과 길들여진 예불과 경배와 전례에 목탁을 두드리고 찬송으로 위엄을 더한다 무엇을 위하여 예불이 목적이 되고 예배가 목적이 되었는가 잠시의 평화 잠깐의 위로와 도피 죽을 때까지 반복하다 죽음 앞에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모른 채 위로와 위안을 주고 받는다 장님에서 장님으로 이어지는 유구한 역사다 장님의 손을 놓치지 않으려는 필사의 투쟁이다 나를 내동댕이 친 채 열심히 달달 경전만 외우 시라 빠지지 말고 예불하고 예배하시라 그것을 구원이라 확신한다면

진짜를 예찬함 2020.07.11

글자를 잡지 마라

머리가 경전을 읽고 인식이 나서고 생각이 해석한다 경전은 넘쳐나는데 세상이 시끄럽고 갈망과 절망이 끝이 없는 이유다 머리가 나서 이해하지 마라 인식이 하던 방식으로 진리를 알아낼 수 없다 인식이 하던 방식을 놓아야 한다 생각이 나서서 이해하고 또 하나의 지식을 보태는 반복된 쳇바퀴를 멈추어야 한다 진리는 글자가 아니다 진리는 지식이 아니다 경전으로 스며들어 말씀 안에 녹아야 한다 온몸과 마음이 말씀으로 화할 때 내 안의 앎도 하나 되어 들러붙은 습이 해체된다 얄팍한 지식이 나서지 않는다 지금 무엇을 붙들고 있나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읽어 치운 경전이 산처럼 쌓여도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고 행하던 대로 행하고 있다면 글자만 읽고 쓰레기만 쌓았다는 증거다 오만가지 스토리에 휩싸여 여전히 자동인형 꼬라지를..

진짜를 예찬함 2020.06.01

죽어야 산다

끝이 없는 어마한 공간이 본향이다 에고는 시간도 공간도 모양도 색깔도 제한된 채 인식한다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눈앞만 믿고 좇기에도 분주하다 제 경험치가 앎의 전부다 한정된 세상에 자신을 가두고 반복된 생각과 반복된 말과 반복된 행위에 갇혀있다 보라 알아차리라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짓을 하느라 심각하고 분주하게 애쓰며 저항하는지 오직 지켜보라 자신을 알아차리라 생각에 옥죄인 자신을 알아차릴 때 어마한 空이 비로소 실재임을 안다 해방이 일어난다 구원이 이것이다 존엄이 내 안에 있고 무한대를 인식하는 앎의 지존이 나로부터 임을 안다 무지를 깨달아 어리석음이 죽어야 진리가 눈을 뜬다 모든 경전과 모든 말씀이 현실임을 안다 비로소 삶이 시작된다 부활이다 죽어야 산다 나라 인식하는 모든 것이 죽을 때 삶..

진짜를 예찬함 202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