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 8

지금을 사는 것이 부활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게 두면 된다 바람을 그치게 하려는 어떤 시도도 저항이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나고 천둥 치고 가뭄으로 목이 타고 스러져도 자연은 그저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이기에 자연이라 부른다 사람만 유독 가치판단을 매겨 끌어당기고 피하고 없애고 바꾸려 혈안이다 좋은 것만 좋은 것만을 자기 것이라 인정하고 소유하려 한다 그래서 불안하다 그래서 두렵다 두려움을 피하려 언제나 분주하다 에고가 그리 하고 있다 천박하고 얄팍하고 무지한 에고가 경험에 붙들려 그리 하고 있다 내 안에 대자연이 있다 자연의 근원인 본질이 내 안에 있다 그저 무엇이 되었던 여여한 제로의 지점이 있다 만유의 본향이 있다 에고는 모르는 나의 자리가 내 안에 있다 온갖 것으로 분주한 에고를 알아차릴 수 있을 때 나의 자리에 거..

진짜를 예찬함 2021.04.03

깨어있으라

쏜살같이 생각 속으로 빨려 든다 전자동 시스템이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생각에 순식간에 휩쓸린다 깨어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깨어있음이란 생각에 섞여 잃고 마는 나를 수호하는 것이다 神이라 이르는 본질과 하나 된 명징함으로 실재하는 것이다 생각의 포화 속에서 눈멀고 귀 먼 채 사는 줄 모르면서 생각에 속아 오리무중을 쉴 새 없이 헤매는데 열심을 산다 믿는다 중요한 생각이란 없다 옳고 그름이란 없다 모든 생각이 전부 헛 되다 생각을 전부 놓았을 때 그것이 정의이며 선이며 진리인 줄 알 것이다 생각은 흉내만 낼뿐이다 무엇을 하든 선무당일 뿐이다 깨어 있으라 언제 어느 때에나 깨어 알아차리라 너의 자리는 나의 자리는 생각 속이 아니다 생각 바깥이다 생각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한 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제 생각..

진짜를 예찬함 2021.01.30

생각에게 길을 묻지마라

생각이 꼬였다 싶으면 즉각 호흡이 돼라 정리할 생각이란 없다 생각 안에서 찾을 건 없다 스토리만 널린 쓰레기장이다 길을 잃었다 싶으면 지금 이 순간이 돼라 숲을 가고 한적한 데를 간들 떠나고 도피한들 스토리 만드는 자는 그대로다 자신의 호흡에도 일치할 수 없다면 생각의 꼭두각시 노릇을 멈출 수는 없다 온전히 거할 처소가 있는데 생각만을 좇아 지옥살이 하는 자는 바로 자신이다 지금을 피해 이상향을 꿈꾸고 생각을 피한다며 또 다른 생각에 빠져든다 처절히 쳇바퀴를 돌리며 개고생을 피할 수 없다 여긴다 스스로 오물을 뒤집어쓰고 오물 범벅이라 불평이다 생각 안에는 도피할 데가 없다 생각에는 길이 없다 생각은 아무것도 모른다 같은 데를 빙글빙글 돌면서 먼 길을 가노라 착각이다 열심을 산다 착각이다 생각을 지켜보고 ..

진짜를 예찬함 2020.12.31

늙음이란 없다

늙는다는 것은 제 생각의 꼬갱이만 선명해져 고집과 아집과 습관만 남는다는 말이다 고집과 아집과 습관이 내놓는 병증과 사투를 벌이며 희생양이 된다는 말이다 진리를 외면한 체 진리를 모른 채 제 생각대로 세상만 좇는 껍데기 껍데기가 살고 있다 헛 것이 이름표를 달고 치장하며 죽기까지 껍데기인 채 전전긍긍 분주하다 몸을 벗는다 늙음은 없다 본성은 늙지 않는다 늙을 수가 없다 나는 지금으로 여여한 영원이기 때문이다 몸을 나라 착각 마라 한시적으로 입은 옷일 뿐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지혜로 깊어져 진리와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진리의 자식임을 알아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 생각과 기억과 습관에 끌려 스스로 노예가 돼버린 감옥살이 지옥살이는 초라하고 병든 늙음밖에 내놓을 것이 없다 지금 무엇을 믿고 있는..

진짜를 예찬함 2020.12.11

나의 자리로

무조건 텅 빔에서 거하기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있더라도 곧장 텅 빔으로 돌아오기 지금 여기 텅 빔이 나의 자리다 정화의 지점 치유의 지점 새로 나는 지점 내 본향이다 나의 자리에는 생각이 들어설 수 없다 습관이 붙을 데가 없다 기억이며 망상이 스토리를 덧댈 수 없다 문득문득 언제나 즉각 이곳에 거하기만 하면 된다 일치하기만 하면 된다 텅 빔에서 나서 텅 빔으로 돌아간다 空인데 모든 것이다 無인데 모든 곳이다 근원이며 원천이다 바깥에서 찾을 수 없다 텅 빔이 되는 것이 곧장 내가 되는 것이다 神과 하나 되고 부처가 되는 자리다 어디서 헤매며 개고생 중인가 나에게로 돌아오라

진짜를 예찬함 2020.11.25

피안으로 오라

생각은 나를 누구라고 서술하는가 나를 무엇으로 인식하는가 김치만 담아 김치통이라 부르듯 나의 정체성은 무엇으로 불리나 나를 위한다는 강고한 고집을 보라 고집 아래 도사린 고통이 병을 부르고 뒤틀린 생각으로 생각을 엮는다 이미 왜곡된 생각 위에서 눈 귀 코 입 몸은 굴절된 경험을 저장한다 바르게 볼 수도 바르게 생각할 수도 없다 생각되는 대로 경험하는 대로 삶은 끌려 다닌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이름도 몸도 생각도 있기 이전부터 나는 있었다 생각을 통하고 몸을 보아야 나라 믿고 인식하는 오랜 시스템을 들여다보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맹목의 시스템을 볼 수 있을 때 알아차릴 수 있을 때 나는 영원의 처소에 이미 안착했음을 안다 붓다와 예수의 가리킴이 이미 지금 여기 이 순간의 무한임을 안다 空으로 인식할밖..

진짜를 예찬함 2020.11.14

어디서 살고 있나

누가 숨을 쉬고 있는지 무엇이 숨을 쉬게 하는지 아는가 숨 쉬기를 알아차리는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생각이 무엇에 걸려 헤매는지도 모르면서 줄에 매달린 인형처럼 생각에 대롱대롱 달려 산다 자신만 모르는 몰골이다 생각이 자신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근거가 무엇인지 참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한다 무엇을 나라고 하는가 생각이 없으면 무엇으로 나를 인식하는가 생각이 인식하는 나만 나인가 생각 이전 생각으로 인식하든 않든 나는 이미 실존이다 몸이 있든 없든 생각이 알지 못하는 실존이 있다 다만 알아차려 말을 잃어야 한다 다만 지금이 되어 생각이 나서지 않아야 한다 말로써 생각으로써 서술할 수 없는 여여한 전체에서 나는 명징하다 가없는 空에서 나는 전체다 생각에 엮여 도모되는 세상에서 나는 없다 생각..

진짜를 예찬함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