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4일 오전 06:19

스토리를 산처럼 쌓아
스토리에 파묻혀
질식한 채 살고 있다

자신이 쌓은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한다

스토리가 자신을 조종하고
다시 스토리를 쌓는다

진리처럼 제 스토리만
보며 믿으며 산다

그 끝에는
두려움과 질병과
슬픔과 분노가
또아리 틀고 있다

자신이 모든 스토리를
만들고 쌓았는데
세상을 탓하고
타인을 원망할 차례다

좋은 것만
행복한 것만
근사한 것만
칭송과 안위만을
좇아 바삐 살았는데

쌓여있는 건
피해왔던 감정들
불행이라 하던 것들
추한 것들
비참하고 불안한 것들 뿐이다

회피하고 감추었기에
진짜 감정이었지만
외면하고 부정했기에

몸 안에 마음 안에
깊이 숨어들었다

자신이 만든 생각 감정 행위는
먼지 한 톨까지
몸에 마음에 아로새겨져 있다

이제 그것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때다

그것만이
몸과 마음을 해방시키고
세상을 해방시킨다

자신이 그리 하였으니
자신만이 대면할 수 있다

오직
뚫어지게 지켜보아야 한다
피하지 말고 직면하여야 한다

찢겨지는 고통이든
혼란으로 쓰러지는 고통이든
끝까지 흔들림 없이
마주해야 한다

이것이
오직 하느님나라만 구하라는
지상명령을 사는 길이다

이것이
오직 자신에게 불을 밝혀 진리를 구하라는
열반의 길이다

오직
자신을 볼 것
스토리가 끼어들지라도
끼어드는 그것까지

온전히
지켜볼 것

온전히 알아차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