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5일 오전 06:30

머릿속을
무엇이 헤집고 다니나

난무하는 스토리에
질식할 듯하다

억겁을 스토리에 고착되어
스토리가 주인으로 살았다

다시 태어나려는 각오 없이
스토리로부터 해방될 방법은 없다

오직 진리로 거듭나려는
간절함 없이
스토리는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다

흔들림 없이
스토리를 지켜보는 것
스토리를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

스토리에 끌려다니는
노예로 살지 않는 방법은
놓치지 않고
뚫어지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다른 스토리가 끼어들고
감정이 들썩여도
통증이 드러나 고통스러워도
그것까지 지켜보는 것이다

얼마나 강고한 스토리에 갇혀
박제처럼 살았는지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이다

스토리가 길을 내고
스토리가 삶을 결정하고
운명이니 숙명이니
틀을 짠 오랜 시나리오를
근본 없는 시나리오의
민낯을 보아야 한다

노예로 태어나
노예로 살다
죽는 것도 모른 채

자신을 유기하고 방치한
오랜 스토리를
마주해야 한다

이제 비로소
진짜 자기를
만나야 한다

예수가 가리킨
하느님 나라가
바로 이것이다
이곳이다

부활이 바로 이것이다
새롭게 태어나
자신의 실체를
온전히 만나는 것
주인으로 온전히 사는 것

울부짖고 불안에 떠는
노예를 벗어나
주인으로 사는 것

오직
자신에게 불을 밝혀
진리만을 사는 것
붓다의 길이다

온전히 사는 길이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전체로서 현존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