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6일 오전 06:26

생각으로 채워져
생각이 살고 있는 것을
삶이라 믿지 마라

그저 살 듯
힘을 빼고
흔적 없이
지금에만 현존할 때

생각은 빠지고
본성이 나선다
함 없는 함이 모든 것을 한다

생각이 해석해서 길을 내고
끌고가는 삶에 길들어
진리처럼 속아 사는
자신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이 열린다
부활이다

막연한 두려움
맹목의 분주함으로부터 풀려나

지금 이 순간의 현존만으로
온전히 쉬고
온갖 것을 다 해도 이름표 없이

무성한 말들 규칙들 가치들을
관통하고도 걸림이 없다
바람처럼 생각이 없는 것처럼

두려움이 살지 않고
습관이 살지 않고
이름이 살지 않고
몸뚱아리만 살지 않는
온전한 삶은

생각이 주인처럼 군림한
오랜 시스템을 알아차릴 때
한순간 힘을 잃는다

지금 누가 살고 있는가
빽빽이 들어 찬 생각
쉼 없이 가동되는 생각은
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