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무엇이 나인가

awarener 2021. 2. 11. 06:11

 

남편 아내 엄마 아빠 딸 아들

온갖 직업들 직책들은

나가 아니다

 

연극 대본처럼 하나씩 받아 든

역할들이다

 

역할에 매몰돼

스스로를 박제시키고 있다

 

제 카르마를 투사하면서

헌신한다느니 전부를 바쳤다느니로

희생자를 자처한다

 

단지 연극이 끝날 때까지

맡은 역할이다

 

나는

온전한 나는

아무런 손상 없이

원래 그대로

아무것도 붙지 않은 채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여기 있다

 

역할들과 이름표에

나를 끌어들일 수 없다

 

생각 감정 습들에 빠져

헛 것을 부여잡고

애지중지 습을 반복하며

나라 말하지 마라

나라는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스토리 속으로

끌어들이는 건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을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졌다

 

나는 명쾌함이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전체인 지금이다

 

空으로 명명할 수밖에 없는

텅 빔이다

 

스토리를 부여잡고

무엇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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