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는
지금을 두려워한다
스토리 안에서
온갖 스토리를 펼쳐
주인공이 돼야 하기에
지금 이 순간
명징한 실재를 피한다
지금은
스토리가 필요 없다
온갖 것이 무용지물이다
에고가 서술하는 지식
어떤 앎도
무용지물이 된다
단지 지금
텅 빔만이
실재이며
여여하다
중요한 개념 따위
가치판단 따위
옳고 그름 따위
텅 빔 앞에서
흔적조차 없어진다
텅 빔이 된다
스토리를 보라
움켜쥔 스토리를
알아차리라
애초에 그것은
미망이 쌓은
헛 것이었다
텅 빔으로
회귀하라
지금만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