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없다고 선언할 때
길이 열린다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온전히 승복할 때
삶이 시작된다
진리에 복종하는 삶은
먼지만큼도
에고가 나서지 않는 것이다
온갖 스토리로
집을 짓고
길을 내는
에고는
언제나 막다른 곳으로
처박는다
온전히 맡기고
온전히 알아차려
온전히 전체가 되어
스토리를 거두면
그분이
나임을
알게 된다
내가 바로
그분인
신비를
기적을
이미
살고 있었음을
목격하게 된다
오직 하느님 나라를 구하라는
예수의 간곡한 외침이
엄청난 사랑임을
알게 된다
사랑으로 양육되고
사랑 안에서 성장했음을
알게 된다
움켜쥔 그것에
매달려
허기에 결핍에 미움에 분노에
목놓아 절규하며
자신을 맡길 텐가
놔버리면
진리가
곧바로
드러날 텐데
진리가
주인이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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