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2019년 11월 27일 오전 06:23

awarener 2019. 11. 27. 06:24



독사처럼 또아리 튼 채
물고 놓지 않는다
생각이란 것이 그렇게 하고 있다

들여다보면
정체를 알아차리기만 하면
근본 없이 어줍잖은
휴지조각에 불과한데
목숨 걸고 매달려 있다
온갖 스토리에 칼춤을 추고 있다

스토리는 자신이 아니라고 했잖아
본성은 스토리가 없다고 했잖아

스토리가 가동되어
난장을 펼치고 있다면
즉각 난장 속으로 들어가
하나 되면 된다

분노로 죽을 것 같거든
죽음을 각오하고
분노 자체가 돼버리면 된다

하나되어 실체를 보라
분노가 타올라 내가 폭발해 죽는 것이 아니라
분노가 폭발해 분노가 죽게 된다

분노 때문에 죽겠다면
분노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도 제대로
분노가 돼본 적 없이
분노의 스토리만 쓰고 있는 것이다

분노 외에는 아무 것도 없이
오롯이 분노만이 전체인 것처럼
분노 가운데로 들어가라

슬픔이 전체인 것처럼
혼란이 전체인 것처럼
외로움이 전체인 것처럼
두려움이 전체인 것처럼

스토리만 쓰지 말고
곧장 그것이 돼보라


'진짜를 예찬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11월 29일 오전 06:26  (0) 2019.11.29
2019년 11월 28일 오전 05:57  (0) 2019.11.28
2019년 11월 25일 오전 06:16  (0) 2019.11.25
2019년 11월 24일 오전 06:28  (0) 2019.11.24
2019년 11월 23일 오전 06:19  (0) 201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