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여기서 쉬어라

awarener 2020. 11. 22. 06:37

 

생각이 말을 낳고

말이 또 생각을 낳아

행위가 얽매이고

 

행위가 다시 생각하고

말을 하고 행위하며

만들어진 스토리 안에서

빙글빙글 쳇바퀴를 돈다

 

행동반경은 생각의 반경이다

한평생 생각 안에서

분주히 짓고 허물고 쌓기를 반복한다

 

왜 사는지도 모른다

왜 죽는지도 모른다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끝없는 욕망과 생각에 치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혹사당한 몸이 스러질 때

한 생은 끝이 난다

드러났던 한 생은 종지부가 찍힌다

 

알아야 할 것은 모르고

몰라도 되는 것에 목숨을 걸다

짐짝처럼 끌려다닌 몸이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몸 이전의 나가

여기에 있다

몸 이후의 나가 

여기에 있다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나는 있다

 

생각을 벗어난 지점이다

알아차림으로 일치하는

이 지점이 나의 자리다

 

나의 자리에 머물 때

비로소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쉴 수 있다

내게 머물 때만이

나는 나다

 

온전한 쉼이

니르바나이며 천국이다

바로 하느님

바로 붓다다

 

생각은 닿을 수 없는

모조리 끊겨 자유로운

텅 빈

空의 지점

 

여기에서 쉬어라

여기에서 부활하라

여기만이 나를 온전케 한다

이것이 단 하나의 앎이며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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