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함 가운데 살면서
똑똑한 줄 현명한 줄
올바른 줄 선한 줄 착각이다
물고기가 물속 세상이 전부인 줄 알 듯
몽롱함 안에서만 살기에
명징함이 뭔지
진리가 뭔지
모른 채 산다
남들을 좇아
세상을 좇아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앞만 보고 나아간다
뒤처지지 않으려
앞서 가려
몸도 마음도
휴식을 모른다
늙어 죽기까지
답을 모른 채
자식만 재산만 명예만 평판만 좇던
스토리만 남긴다
무엇을 위하여 사나
물음도 없이
바깥에서 답을 찾는다
물음은 내게 던져야 하고
답은 내 안에 있다
세상은 정답을 모른다
사람들도 정답을 모른다
오직 자신만이 자신의 답을 안다
자신만이 제 본성을 알현하기에
본성을 들을 수 있기에
지금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또렷이 지켜보는 일치만으로
나는 근원에 닿는다
언제나 근원이었던
온전함이 된다
몽롱함 가운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명징하다 착각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