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예찬함

텅 빔이 나다

awarener 2021. 10. 27. 06:07

 

텅 빔이 본질인데

이야기를 물고 늘어진다

이야기 안에서 곤죽이 되어

또 스토리를 만든다

 

이야기와 자신이 동일시돼

묶고 엮어 씨름을 한다

그것을 인생이니 삶이니

착각이다

 

부여잡은 것을 놓고

텅 빔이 된다면

여여히 도도히

원래가 된다

 

만물이 만사가

원래로

되돌려진다

 

무엇을 부여잡고 있는가

 

악쓰며 놓지 못하는

그것이 자신을 망치고 있다

길을 가로막고 있다

 

자신이 자신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

 

잘 사는 줄 착각하지

열심히 사는 줄 착각하지

어리석디 어리석은

착각인 줄 아시라

 

성긴 그물에조차

걸려 파닥이는

물고기와 다르지 않다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처음도 끝도 없는 바람처럼

안식처가 필요 없는 바람처럼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면 된다

무엇이 되었든

 

나는 텅 빔이다

텅 빔이

나의 본질이다

나의 본향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

몸으로 나투어 있음을 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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