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나다
호흡을 지켜보는
지켜봄이 나다
이름은 몸은 마음은
찐 나가 아니다
바꿔 입는 옷과 같다
빨지도 바꾸지도 못하는 옷을
걸치고 산다면
집 없는 거지 거나
정신병자라 인식한다
생각에 갇히고
이름에 갇히고
몸뚱이에 갇혀
덕지덕지 때 묻고 냄새나는
케케묵은 것들은
자부심이 되거나
후회하거나 통곡하는
기재가 되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스토리의 원천이다
생각을 누가 만드는지 보라
그것들에 갇혀
재생되는 스토리에
무엇이 반응하는지 보라
쓰레기 더미에
기대 산다
이런저런 쓰레기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자신이다
오늘은 또 어떤 쓰레기를
걸치고 나설 것인가
어떤 쓰레기에 걸려
고통스럽다 난리 칠 건가
호흡을 지켜보고
몸과 마음을 지켜보고
낱낱을 알아차리는 것만이
해방이며
대자유다
부활이며
영생이며
니르바나다
스스로
이것을 거부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