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기

 

일거리로 존재를 확증하는 에고는

쉬지 않는다

 

스멀스멀 걱정을 떠올렸다

희망을 꿈꿨다가

자학을 하다

정신승리로 분기탱천하다

분주히 드라마를 찍는다

 

이 모든 스토리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근본 없고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에 이끌리는

무지렁이는 누군가

 

에고를 자신이라 믿기에

끊임없는 에고의 서술들에

들렸다 팽개쳐졌다

짓이겨져도 쉬지 못한다

 

 쉬는 방법을 모른다

외면하고 억누르고 가장하는 것은

쉬는 것이 아니다

 

뚫어지게 직면하는 것

놓치지 않고 지켜보는 것

 

무슨 짓으로 바쁜지

무슨 스토리에 휘청이는지

 

평생을 억겁을

살아온 방식이

이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라는 것을

명징히 마주해야 한다

 

나는 스토리가 아니다

맹목이 된 습을 따라

우왕좌왕 울고 웃는

꼭두각시는 나가 아니다

 

이름이 몸이 마음이

나라는 집착

오랜 고착을

 

알아차리지 않는다면

나고 죽고 나고 죽고를 반복하며

또 억겁의 쳇바퀴만 돌릴 것이다

 

살고 싶은가

잘 살고 싶다면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워 

동일시로 돌아가는 현장을

 

놓치지 마라

낱낱을 알아차리라

 

알아차림만이

나를 구원할 것이다

나를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고 잘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