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 77

곧장 지금이 돼라

지금은 空이다 空은 근원이다 만물의 본질은 空이다 空을 잊고 온갖 것을 채우고 쌓아 온갖 것만 보고 듣더라도 지금으로 거하면 곧장 神의 처소다 나의 자리다 온갖 이야기를 풀어내고 감정이 요동치고 몸이 반응해도 곧장 지금이면 된다 텅 빈 空으로 치유되고 온전해 진다 원래 그랬으까 나의 본질이니까 만물이 空으로부터 잉태되었으니까 거대하게 출렁이는 생각도 지금 이 순간의 되돌림으로 말을 잊는다 나를 잊은 채 나의 본질을 모른 채 온갖 생각으로 온갖 말을 만들고 온갖 행위로 분주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 와서 쉬어라 지금 이 순간만이 실재이니까 애써 잊고 애써 고요를 찾고 애써 말을 멈추는 건 지금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다 지금은 곧장 이 순간이다 예식도 절차도 능력도 자격도 필요 없다 곧장 지금 이 순간으로 거하..

진짜를 예찬함 2020.06.16

생각은 무엇을 하고 있나

알아차림조차 감지할 수 없도록 은밀히 작동되는 오랜 스토리가 있다 무의식으로 명명되는 동일시는 존재를 대변하고 척도의 근간이 된다 생각과 앎의 근간부터 어긋나 있는 것이다 근본 아닌 근본을 잣대로 생각은 생각을 만들고 보탠다 삶이 허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살다가 길을 잃는 이유다 근본은 무엇인가 근본은 어디에 있는가 생각이 닿지 않는 공간 습관으로 표출되지 않는 흔적 없음 이것이 근본이다 생각과 말은 생각과 말의 범주만을 표할 수 있다 생각과 말을 벗어나는 근본 그 근원만이 실재다 근원에 닿는 유일한 길은 생각을 비키는 것이다 얼마나 질기고 질기게 생각으로 장악되었는지 생각의 실체를 보는 것이다 근원은 여여하고 한량없고 영원이다 지금 즉각 닿을 수 있다 생각으로 장악된 실존의 무지를 알기만 한다면 오랜..

진짜를 예찬함 2020.06.15

무엇이 살고 있나

전기 코드를 뽑으면 아무리 좋다는 전기기기도 작동될 수 없다 근원과의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근원이 사는 현실도 이와 같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질 수 없기에 에고는 근원을 알지 못한 채 제 능력 제 깜냥에 갇혀 만유의 앎을 확증한다 진짜 앎은 에고의 깜냥을 벗어나는데 에고의 방식으로는 알 수도 없는데 에고가 펼치는 생각에 고착되어 동일시된 나를 나라 하고 세상이라 믿는다 나는 볼 수도 서술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모든 감각을 넘어서는데 감각으로 인식하려는 어떤 시도도 이미 불가능인데 익숙한 나의 언어와 생각의 방식을 모조리 놓았을 때에만 근원이 이미 작동되고 있는 실재를 알 수 있다 생각을 놓고 판단하는 기성의 앎과 감각을 놓았을 때 생각과 모든 감각은 근원이 있어 기능하..

진짜를 예찬함 2020.06.11

깨어있어라

지식이 호흡을 만들지 못한다 능력이 호흡을 만들지 못한다 일 점의 생각도 끼어들지 않고 호흡만 지켜볼 수 있다면 즉각 근원으로 정렬된다 단 1분도 지체 없이 생각이 끼어들 테지만 상관없다 알아차리는 순간 호흡과 일치하면 된다 근원이 살고 있는데 생각이 나서고 생각이 장악한 채 뿌리 채 흔드는 현장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자신이 누군지 무엇인지 모른 채 목숨을 부지하느라 애쓸 뿐이다 지금 이 순간이 무엇인지 오리무중이라면 깨어 호흡을 지켜보라 애쓰지 않아도 근원이 작동되는 은총과 신비가 실재한다 호흡과 일치하는 집중으로도 무엇을 헤매고 있는지 안개가 걷히듯 드러난다 깨어있다는 것은 온전히 지금으로 실재한다는 것이고 명징한 호흡으로 실재한다는 것이다 깨어있을 때 신의 섭리를 알게 된다 깨어있을 때..

진짜를 예찬함 2020.06.08

알아차림만이 사는 것처럼

오만가지로 복작대는 생각이 나서서 먹고 자고 행하고 행한 중에 일으킨 생각을 또 보탠다 머릿속을 온몸을 생각이 들쑤신다 오만가지 중 하나도 실재는 없다 실재하지 않는 생각 사이에서 자동인형이 분주하다 지금만이 실재다 지금 외에는 아무 것도 실재가 아니다 지금인 실재에 거해보라 지금과 일치해 호흡해보라 생각과 생각에 갇힌 몸이 방향을 잃고 요동치거나 갑자기 고요인 다른 세상이 열린다 다른 세상이 아니라 본질이었던 참 세상이 드러난다 난무하는 온갖 스토리가 힘을 잃고 해체된다 슬며시 에고가 끼어들거나 걱정거리를 디밀어도 그러거나 말거나 오직 호흡과 일치하라 지금에만 거하라 단 1분의 일치도 번잡한 세상을 근원으로 되돌린다 온전한 기도는 이것밖에 없다 신을 향한 온전한 봉헌은 나라는 에고를 내려놓고 지금에 거..

진짜를 예찬함 2020.06.06

누가 고통스럽다 하는가

무엇이 고통스럽다 하는가 고통이라 명명될 때 생각과 동시에 몸에도 고통이 각인된다 생각이 또 다른 생각들로 바쁠 때 몸에 똬리 튼 고통은 견고히 자리 잡는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생각이 아픈 것이다 몸에 갇힌 생각이 집을 짓고 요지부동 중인 것이다 생각은 이미 다른 생각으로 분주하지만 몸에 갇힌 생각은 각인된 고통을 시연 중이다 누구 탓인가 누가 그리 했나 몽땅 내 탓이다 고통을 만든 것도 만든 고통을 고착시켜 몸을 아프게 하고 아픈 몸이 마음을 다시 아프게 하는 쳇바퀴를 가동한 것은 나라 여기는 에고다 이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나고 이 시스템을 해체하는 것도 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을 지켜볼밖에 무슨 짓을 하는지 종횡무진 바삐 스토리에 빠져 헤매는 자신을 알아차릴 때 이 시스템에 에러가 난다 맹..

진짜를 예찬함 2020.06.05

무엇이 나인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인가 무엇이 살고 있는가 무엇이 이 물음을 인식하게 하는가 무엇이 이 글을 읽게 하는가 무엇이 호흡하게 하는가 무엇이 호흡을 알아차리게 하는가 보이지 않고 확인하지 않아도 언제나 작동되는 근원이 있다 근원은 방치한 채 알지도 못한 채 생각만 좇아 황급히 내달리다 생각 사이에서 길을 잃고 신음하다 또다시 생각에서 길을 찾는다 놓쳤던 쳇바퀴를 새롭다며 다시 돌린다 진리인가 이렇게 살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인가 무엇을 하는가로 나를 규정하고 삶의 가치를 결정하고 이름표를 만든다 진리인가 호흡조차 어디서 오는지 모르면서 삶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죽음 뒤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맹목이 살고 있다 아니다 욕망이 살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멈춰 자신에게 되물어라 왜 사냐고 나는 ..

진짜를 예찬함 2020.06.04

알아차리라

온갖 지껄임도 괜찮고 온갖 혼란도 흔들림도 상관없다 즉각 나의 자리에 거하는 지혜 고통도 울부짖음도 즐거움까지도 관조하거나 일치하는 지혜로움이면 된다 이것이 근본이다 근원이 사는 방식이다 즉각 제로가 된다 無爲의 爲가 된다 몸의 통증으로 자리 잡은 생각까지 인정하고 지켜보기 도망가지 않고 해석하지 않고 통증과 일치하여 습이 된 오랜 저항을 알아차리기 이것이 근원이 하는 치유다 원래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자신을 알아차리라 스토리에 여념이 없고 해석에 온 몸과 마음이 끌려 다녀도 순간 알아차려 알아차림만이 오롯이 실재케 하라 이것이 전부다 더 할 게 없다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근원을 향한 경배가 이것이다 신을 향한 기도가 이것이다 신으로부터 잉태된 것을 되돌리는 순간이다 근원으로부터..

진짜를 예찬함 2020.05.30

누가 시끄러운가

에고에 내몰리느라 자신과의 일치도 없이 분주한 것을 아는가 스토리의 행렬 대로 안팎이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걸 정녕 삶이라 믿는가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 일 속에서 길을 잃고 아프다 고통스럽다 힘들다 좋아야 한다 만족해야 한다 누가 지껄이고 있나 나의 본질은 온전한 청정이다 나의 근원은 온전한 고요다 본성은 스토리를 쓰지 않는다 스토리가 필요치 않다 그저 여여히 영원을 지금으로 실재할 뿐이다 온전한 쉼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온전한 창작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온전한 풍요가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지금 시끄러움 속에 있다면 자신이 만들어 갇힌 것이다 이름표 없이 해석 없이 그저 거할 수 없다면 스토리를 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자신에게 고문을 가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자신을 착취하고 있는 중이다 알아차리라 어디서..

진짜를 예찬함 202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