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 1107

잘 살기

잘 사는 것은 보이는 것들을 쌓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가벼워져서 몸도 마음도 대자유가 되는 것이다 새처럼 가뿐히 하늘을 날 듯 삶으로부터 생각으로부터 습으로부터 자유가 되는 것이다 걱정에 묶이고 관습과 체면에 묶이고 평판에 묶이고 의무와 규칙을 만들어 스스로를 묶는 것은 그것을 잘 산다 여긴다면 노예가 노예인 줄 모른 채 자신을 저당 잡혀 사는 것이다 나는 원래 대자유다 아무것도 걸치지도 묶지 않은 제로 텅 빔이다 잘 살고 싶다면 원래의 정체성인 텅 빔이 되면 된다 텅 빔이 돼야 한다 어떤 것으로도 자신을 지칭하지 마라 그것은 나의 정체성이 아니다 잘 살기 위한 궁극은 많은 것을 이루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비우고 비워 텅 비는 것이다 스토리 한 줄도 남김없이 해방시키는 것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2.05.26

두려움이 두려운가

두려움이 스토리를 쓴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가 구성되는 서사다 자식이 또 그 자식이 인생이라 말한다 삶이라 말한다 생각이 축조하고 생각에 이끌려 생각이 살면서 빼도 박도 못하는 것처럼 만든 별 거 아닌 스토리다 전부를 바꾸는 것도 생각 레일 위만 달리는 선택도 생각 생각이 이 모든 짓을 한다 두려움이 두려움을 강화하는 방식 두려움이 두려움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두렵지 않으려 두려움이 나서 두려움을 만든다 그저 이 모든 스토리를 지켜보는 용기만이 지혜만이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다 두려움이 어떤 스토리를 만드는지 어떤 스토리 뒤에 숨어 조종하는지 지켜볼 때 두려움은 겁 많은 아이처럼 풀 죽은 채 끌려 나온다 그야말로 별 거지 같은 것에 끌려 다니고 쫓기고 위협당한 우스운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이다 어떤 스토리에..

진짜를 예찬함 2022.05.25

왜 사는지 아는가

왜 사는지 아는가 지금이 진리임을 지금밖에 없음을 알기 위하여 산다 어떤 흉포함도 권세도 지금을 파괴할 수 없다 독점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은 각자의 것이며 神의 것이다 만물의 근원이다 즉각 거하기만 하면 되는 만물의 본향이다 영원한 나의 거처다 나의 자리는 욕망이 머물며 진두지휘하는 데가 아니다 온갖 개념이 득실거리며 고집으로 뭉쳐진 전장이 아니다 에고는 알지 못하는 안락과 휴식이 있다 온갖 것이 정화되어 제로가 되는 지점이다 개념이든 인식이든 설 데 없는 텅 빔이다 왜 사는지 모르는가 궁금한가 지금으로 회귀하라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지금으로만 거하라 궁극의 앎이 밝히 드러날 것이다 궁극의 앎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것이다 궁극을 알기 위하여 살고 있음을 알라

진짜를 예찬함 2022.05.24

건강이 걱정된다고

진정한 건강함이란 근육질이 아니다 철인 3종 완주 능력이 아니다 몸과 마음과 생각에 장악돼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이다 몸과 마음과 생각의 동일시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건강함이다 욕망에 이끌리고 습에 묶여 세상 눈에 들기 위하여 자신을 시장에 내놓기 위하여 다듬고 고치고 길들이는 것을 건강이라 착각마라 깨어 나를 볼 수 있는 것이 건강이다 명징히 깨어 지금에 거하는 것이 건강이다 미망 중에 무엇이 사는 줄도 모르면서 몸을 다듬고 좋은 것을 찾아 먹고 노심초사 건강을 체크하고 거울 보며 만족한다면 열심히 포장지만 씻기고 칠하고 덧대고 있는 줄 아시라

진짜를 예찬함 2022.05.23

잘 살기 위하여

나의 의지로 사는 것 같지만 습이 살고 있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며 생각이 되고 앎이 된다 한정된 앎이 삶의 기반이다 무엇을 하든 무엇으로 지칭되든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망상이다 헛 것이다 생각으로 축조한 어떤 것도 취약한 기반을 근거로 한다 생각을 지켜보면 생각이 하는 짓을 알아차리면 근본 없는 망상의 실체가 보인다 부여잡고 매달리고 질기게 묶여 동일시된 어리석음이 드러난다 살고 싶으면 진정 살고 싶으면 생각을 지켜보라 몸과 마음과 생각이 행하는 습관을 지켜보라 호흡과 일치하라 지금 이 순간에 거하라 텅 빔만이 나의 기반이다 근원임을 알라

진짜를 예찬함 2022.05.22

살아서 죽어라

세상은 에고가 잔치를 벌이는 곳이다 욕망이 춤을 추고 스토리가 넘쳐난다 자신을 걸고 성취니 좌절이니 결말을 쓴다 에고가 아는 것 너머가 진짜 세상인 줄 에고는 모른다 제가 아는 것이 전부인 줄 착각이다 이 앎이 이 경험치가 해체돼야 진짜를 만난다 아는 것 경험한 것 모두 에고가 취득한 것이다 한정되고 왜곡되고 굴절된 실체를 알아야 진짜 세상을 만난다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참인 나의 세상이 있다 멀리 있지 않다 예수가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 붓다가 가리킨 나의 본성이다 호흡을 지켜보고 몸과 마음과 생각을 지켜보고 낱낱을 알아차릴 때 에고가 나대는 것이 망상임을 알 때 나는 참 세상에 즉각 거주하게 된다 살아서 죽어 영원을 산다 살아서 죽지 않으면 죽은 채 죽음을 사는 줄 알아라

진짜를 예찬함 2022.05.21

회광반조

위로를 구한다 좋은 말을 찾아 헤맨다 희망을 긍정을 칭찬을 좇는다 그럼에도 에고는 언제나 외롭다 결핍과 갈증에 내몰린다 이 사람 저 사람 이 일 저 일에 매달려 존재를 확인한다 제 자리를 몰라 그렇다 자신이 무엇인지 몰라 그렇다 바깥에서 타인에게서 세상에게서 길을 찾아 그렇다 길은 내 안에 있고 답은 내 안에 있고 궁극은 나에게 있다 내가 나를 알 때 나의 자리에 거할 때 갈증은 멋는다 결핍에 내몰린 오랜 방황을 놓을 수 있다 갈증인지 모른 채 방황하는 줄 모른 채 분주함으로 성실함으로 인내와 배려로 포장되고 착각한다 지금 이 순간이 돼라 호흡을 지켜보고 텅 빔이 돼라 내가 나를 알현하는 길만이 살아서 죽는 것이다 죽어 영원을 사는 것이다 영원을 알아야 궁극을 안다 무엇을 살아도 궁극임을 안다 무엇을 좇..

진짜를 예찬함 2022.05.20

알아차리기만 하라

보고 듣고 감각한 것이 앎이 되고 앎이 생각이 되고 생각이 삶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보고 듣고 감각하고 있나 해석하고 있나 스토리를 만들고 있나 각자의 삶은 각자의 생각으로 이미 결정된다 생각을 바꾸면 삶도 바뀐다 운명이라 명명하는 것은 생각을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자신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앎을 해체하고 생각을 해체하고 운명을 해체하는 길은 생각을 지켜보고 알아차리는 것 낱낱을 직면하는 것 질긴 생각에 이끌려 맹목으로 사는 노예살이를 알아차리는 것 호흡을 몸을 마음을 알아차리고 또 알아차리라

진짜를 예찬함 2022.05.19

알아차리라

지금 이 순간에 거하는 것이 용기다 텅 빔에 거하는 것이 지혜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온갖 것을 도모하고 쌓고 확장하고 이름표 달아 소유를 능력을 인정하고 인정받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것처럼 족쇄를 걸어 산다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눈은 제대로 볼 수 없고 귀도 전체를 들을 수 없다 생각은 눈과 귀와 감각에 제한된다 한정된 세상만을 보고 듣고 감각하고 생각하며 산다 한정된 세상을 벗어나는 길은 지금 이 순간이다 알아차리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몸과 마음과 생각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2.05.18

지금으로 회귀하라

얽힌 온갖 것들이 해결되는 지점은 지금 이 순간이다 생각이 문제를 만드는데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생각이 궁리 중이다 더 얽히고 설키고 오리무중이 되는 방식이다 생각에 맡겨 살았기에 생각에 이끌려 다녔기에 현명하다 착각하고 생각 아니면 길이 없다 여긴다 어둠속을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신이 자신을 힘들게 하면서 붓다를 하느님을 법사를 무당을 찾아 길을 묻는다 노예되어 산다는 확증이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면 되는데 에고는 자신을 직면할 용기도 지금 이 순간에 거하는 용기도 내지 못한다 쉼 없이 문제를 만들고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야 안심한다 일 없는 지금 이 순간이 두렵고 에고가 개입될 수 없는 텅 빔이 두렵다 관심받고 인정받고 스토리가 있어야 산다 여긴다 잘 산다 여긴다..

진짜를 예찬함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