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 1107

고통 가운데로

무엇이 아픔을 부여잡고 있나 누가 아픔이라 명명하나 누가 기억을 싸맨 채 헤집으며 스토리를 쓰고 있나 나라 착각하는 에고다 자신이 자신에게 고문을 가하는 방식이다 해결은 정작 바깥에서 구한다 교회로 절로 무당에게 엎드려 싹싹 빈다 일 만드는 주체는 두고 엉뚱한 데서 답을 찾는다 삶이 미망인 이유다 눈먼 채 어둠 속을 산다 하는 이유다 무엇을 아픔이라 하는지 보라 아픔 한가운데 자리해보라 아프다고 떠들면서 정작 언저리에 있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한다 스토리로 지레 겁먹고 두려워 떠는 현장을 보아야 한다 에고는 미성숙한 유아다 어른인 척 고상한 척 의연한 척 즐거운 척 행복한 척 포장을 하고 이름표를 달고 자신을 곪고 썩게 하는 철부지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가 불안하고 답답한가 벗어나고 싶은가 그런 해석 속으..

진짜를 예찬함 2022.05.16

매 순간 죽어라

죽는다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았어야 할지 고민하고 후회한다 에고 놀음이다 에고가 이끄는 대로 살았는데 죽음 앞에서 에고는 회한을 말한다 누가 살았는지 무엇이 살았는지 알지 못하면서 잘 살기 위해 잘 살아야겠다 다짐하며 에고는 에고 살이에 박차를 가한다 에고가 살다 에고가 죽는다 에고는 영원한 삶을 모른다 무엇이 영원인지 알 수 없다 생각이 빠지기만 하면 영원인 것을 생각이 만드는 에고이기에 생각으로만 만사를 가늠한다 살아서 죽을 수 없다면 죽어서도 죽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 텅 빔이 될 때 에고는 죽는다 영원인 지금만이 생생하고 여여한 것임을 에고가 빠져야 비로소 안다 생각에 이끌려 오리무중을 살지라도 즉각 지금이 되는 것 호흡과 일치하는 것 이 텅 빔만이 찐 삶이며 영원한 삶임을 살아서 죽는 것..

진짜를 예찬함 2022.05.15

꿈 길에서 무엇을 하시나

가슴에 차곡차곡 쌓은 것들로 마음에 생각에 켜켜이 쟁인 것들로 곱씹고 확장하며 산다 카르마가 카르마를 보태는 업이 활개를 치게 하는 방치된 삶이다 주인이 누군지 모르기에 어둠 속에서 스토리로 헤매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모든 게 스토리인 줄 모른다 한낱 꿈인 줄 모른다 울고 웃고 떠들다가도 한 순간 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없다면 죽는 순간까지 꿈만 꾸고 있는 거다 악몽을 꾸면서 선몽을 기대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거다 삶은 나의 자리에서만 생생한 실재다 지금 이 순간으로만 생이다 생각 속을 휘젓는 것은 꿈속에서 꿈을 꾸는 중임을 아시라 꿈속 스토리로 열 일 중임을 알면 된다 즉각 나에게로 지금으로 텅 빔으로 영원한 나의 거처에만 삶이 있음을 알라 온전한 삶임을 알라 나의 자리에 서면 스토리는 쓰는 것이 ..

진짜를 예찬함 2022.05.14

지금 이 순간 텅 비어라

에고에 맡겨 사는 방식은 마약 중독을 끊는 것처럼 어렵다 욕망이 앞장서면 욕망의 노예 되어 좋은 것만 기쁜 것만 쾌락만을 좇아 산다 마약을 끊을 때 엄습하는 고통들은 외면하고 감췄던 두려움들이 계산서를 내미는 것이다 기쁨만 좋은 것만 유리한 것만 좇아 에고가 온갖 방편을 찾고 열절히 기도하고 싹싹 빌어도 마약 중독자의 고통처럼 계산서는 목전에 놓이고 만다 덮고 피해왔던 만큼 치워야 할 나의 과제들이 내가 치워야할 몫이다 좋다는 해석을 하면 나쁘다는 개념은 예외 없이 동행한다 좋은 것만 좇아 향락만 좇아 복을 강구하고 있다면 들이닥칠 계산서를 쌓고 있는 거다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자신을 살피라 두려움을 마주하라 무엇을 행복이라 불행이라 명명하는지 오랜 속임수를 보라 기쁨을 좇는 만큼 슬픔이 두려운 거고 ..

진짜를 예찬함 2022.05.13

스토리가 나서고 있다면

나의 집에 휴식이 있고 치유가 있고 풍요가 있고 길이 있다 길은 나로부터 지금으로부터 나의 집으로부터 내가 여는 것이다 고요한 상태가 되려 불안을 감추려 바깥으로 헤매며 길을 묻는다면 여전히 에고가 주인이기를 허용하는 것이다 에고는 마음공부한다면서 스토리 쓰는 공부를 한다 이걸 하고 저걸 하고 일을 만들어야 무언가를 했다며 안심한다 어디에 소속되고 등급을 매기고 인정받아야 안심한다 에고의 만족을 위한 공부를 한다면 갈 길은 멀다 길은 열리지 않는다 순간의 만족과 도피에 취하는 것이다 일을 만들어 부적처럼 지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위로를 받아야 한다면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 동행이 있어야 한다면 그냥 에고가 주인하게 하던 대로 살던 대로 살면 된다 세상만 보고 타인만 보고 생각과 감정과 ..

진짜를 예찬함 2022.05.12

지금 무엇을 좇고 있나

텅 빔에 거해야 본성이 되어야 아는 모든 것 감각하는 모든 것 가진 모든 것이 망상임을 안다 망상에 내몰리고 스토리로 압사되기 위해 열심인 분주한 맹목이 보인다 무엇을 위하여 사는지 보라 무엇이 삶을 이끄는지 보라 나의 중심은 지금 이 순간이다 나의 전체는 텅 빔이다 내가 거해야 할 지점은 지금 이 순간 텅 빔이다 온갖 것이 제로가 되는 지점이 나의 거처다 개념의 집들이 좋다 싫다 온갖 말들이 생각들이 空이 되고 無가 되는 근원이 나의 자리다 경험하지 못한 평화와 안락과 풍요가 바로 이것인데 혼란과 불안과 고생을 좇으며 자처하는 것을 삶이라 말한다 지금 무엇을 좇고 있는가

진짜를 예찬함 2022.05.11

두려움을 보라

두려움을 기반으로 산다 병들면 어떡하나 사랑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실패하면 어떡하나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어떡하나 결국 죽으면 어떡하나로 귀결된다 피하지 마라 위로하지 마라 정신승리하지 마라 드러나는 족족 마주하라 두려움을 모조리 건져 올려 발발 떤다 해도 울부짖는다 해도 목전에 죽음이 도래해도 처절히 마주하라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어야 온전한 나로 선다 원래가 산다 두려움을 외면하고 덮고 방치하는 만큼 두려움은 커지고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킨다 내가 나를 조작하고 통제하고 거짓으로 포장한다 껍데기가 살고 인조인간이 살고 노예가 사는 삶이 된다 무엇이 두려운가

진짜를 예찬함 2022.05.10

해방

똘똘 뭉친 고집이 병이 된다 생각이 생각만 생각한 것이 고집이다 거대한 암석이 되어 몸과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중심 없이 끌려 다니는 것이나 고집에 스스로를 박제하는 것이나 나가 없는 것은 같다 생각이 나가 아니기에 생각이 믿고 신봉하는 어떤 이즘도 가치도 단지 방편이며 수단일 뿐이다 생각을 다스리지 못해 불안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것도 고집에 단단히 묶이는 것도 내게로 가는 길을 막는다 내가 누군지 무엇인지 모른다는 방증이다 내 모든 걸 놓을 수 있는가 내 모든 것을 나의 자존과 동일시하는가 동일시하는 만큼 나는 박제돼 있다 고집이 그만큼 강고한 거다 내가 나를 나도 모르게 고문하는 오랜 방식이다 나를 해방시켜야 한다 무엇을 나라 착각하는지 나의 자존이라 고집하는지 대면하시라 알아..

진짜를 예찬함 2022.05.09

의식과 무의식은 대면하는 거라고

의식과 무의식으로 차곡차곡 채운 생각들에 붙들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근본 없는 생각이 산다 어디서 온 생각인지 무엇에 기반한 생각인지 모른다 올라오는 생각이 진리인 것처럼 아는 생각 모르는 생각이 삶을 흔드는 대로 통째 흔들리며 산다 지켜보라 어떻게 끌려 다니는지 알아차리라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의식과 무의식은 억겁을 쌓은 과제다 쓰레기 더미다 치워야 할 숙제다 쓸어버릴 수도 태워버릴 수도 없는 요지부동에 끌려 다니느라 길을 잃었다 삶을 힘들다 말한다 해석하는 족족 스토리 만드는 족족 알아차리면 된다 제 생각을 정당화하지 마라 무의식을 변명하지 마라 순식간에 휩쓸려 주객이 전도되는 오랜 미망을 알아차리고 또 알아차리라 나만이 나를 살리고 본성에 거할 수 있다 어디에도 길은 없다 진리도 없다 내가 ..

진짜를 예찬함 2022.05.08

생각 없이 살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궁리하고 궁리하고 또 궁리한다 생각이 나서야 사는 줄 안다 심사숙고한다 여긴다 그래 봤자 생각 안에서 길을 찾는 거다 경험치와 제 깜냥 안에서 헤매는 거다 생각이 빠져야 길이 나는 줄 생각은 모른다 생각으로만 살아서 생각에만 의존해서 생각 없이는 크게 잘못되는 줄 안다 생각이 빠지고 내가 사는 경험을 하기 전에는 알지 못한다 생각이 길을 망치고 있음을 생각이 한계를 정하고 스토리가 결론에 다다르는 것을 본성이 사는 삶은 궁리가 없다 노심초사가 없다 심사숙고가 없다 그저 산다 온 데도 간 데도 없는 바람처럼 산다 생각 없이 사는 삶이 두려운가 살아 보라 생각 없이 텅 빈 채 살아 보라 몸도 마음도 시공도 없는 것처럼

진짜를 예찬함 202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