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 1107

어디에서 사나

어디에 자리 잡고 사는가 대지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기억에 의존해 산다 생각에 똬리 튼 채 생각이 축조한 기억에 습에 빠져 허우적 대며 산다 의식으로 무의식으로 나를 지배하는 주인 노릇이다 알아차리지 않는 한 그것은 맹목으로 나를 끌고 다닌다 무엇이 목적인지는 모른다 제 이익이 궁극의 목적이지만 결국 한정된 선택이 되고 갇히는 결말이 되어 이익이 아니라 손해만 남는다 어떤 생각에 자리 잡고 요지부동인지 보라 어떤 생각을 부여잡고 동일시하는지 알아차리라 생각이 강고할수록 나는 본성과 멀어진다 생각을 믿고 생각을 좇는 만큼 삶은 오리무중이 된다 내가 나의 길을 잃게 만든다 무슨 생각에 점령 당해 있나 생각을 나라 착각하고 있나 강고한 집착이 되고 있나 그저 알아차리라 그저 지켜보기만 하라

진짜를 예찬함 2022.06.15

내 감정 내 생각이 중요하다고?

익숙한 감정 동일시된 생각은 불가항력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것이다 보고 듣고 감각한 대로 생각이 되고 앎이 되어 감정이 동반하고 습이 만들어진다 자신이 만든 것에 자신이 갇혀 있다 기억에다 자신을 박제해놓고 스토리를 덧대며 산다 내 인생이 어떻니 세상살이가 어떻니 소설을 쓴다 그것을 세상이라 보는 사람은 그것만이 전부이며 절대 가치다 남들이 하듯이 세상이 하는 대로 그렇게 살다 그렇게 죽는 스토리다 붓다가 예수가 간곡히 부르짖는 말씀이 이천 년 삼천 년이 되어도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그 감정을 그 생각을 그 습을 지켜보고 알아차린다면 그것은 불가항력이 아니라 실체도 없는 허깨비라는 것을 알게 될 텐데

진짜를 예찬함 2022.06.14

내 안에 있다

하나의 사안이나 사물도 보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무엇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고 저장하는지 개개인이 만드는 세상은 저마다 다르다 그러기에 보고 듣고 감각하고 말하는 것은 절대가 아니다 조건부이며 부분적이다 제한적 인식에 기대 절대인 것처럼 사는 중이다 심지어 남의 말이나 풍문에 의존하거나 타의에 좌우되면서 무엇을 보고 듣고 감각하고 말하는지 모르고 있다 누가 그러더라 모두가 그러더라 세상이 그렇더라 삶의 주체가 타인이거나 세상이다 무엇을 믿고 사는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오리무중이다 조건부의 앎에 전부를 걸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자신을 보라 절대의 앎은 내 안에 있고 나를 통과해야 드러난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13

지켜보기

지켜보기란 생각으로 분석하고 헤아리는 것이 아니다 기억이 떠올랐다면 기억과 함께 수반되는 감정까지 온전히 하나 되고 그 시점이 되어 알아차리는 것이다 도덕적 평가나 후회나 정리가 목적이 아니다 무엇이 되었든 그저 거울처럼 비춰내어 알아차리는 것이다 다시 스토리를 덧대려는 것까지 놓치지 않고 보는 것이다 태어나 아니 태어나기 이전부터 축적된 어마한 스토리들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생각으로 발현한 것은 한 톨도 없어지지 않고 저장되기 때문이다 수행이란 이 지난한 억겁의 쓰레기 창고를 개방해서 비우는 것이다 순결하고 텅 빈 원래로 되돌리는 것이다 누구도 해줄 수 없고 지름길도 없고 죽음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살아 깨어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나는 비로소 원래의 나로 회복될 수 있다 나가 무엇인지 ..

진짜를 예찬함 2022.06.12

생각을 지켜보라

생각이 내는 길만 다니면서 세상을 안다 착각 마라 생각에만 붙박여 있으면서 멀리 떠났다 착각 마라 지금 여기 이 순간 즉각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생각이 망상임을 아는 것 보는 것 알아차리는 것이 진짜 앎이다 온전한 떠남 해방이며 대자유다 생각 안에서만 종종거리며 살다 죽는데 열심을 다하고 성실을 다한다 세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자신이 어디로 스러지는지 모른 채 어리석음으로 만족을 찾는다 하루에 1분 만이라도 단 1분 만이라도 생각에서 벗어나 보라 생각을 지켜보고 호흡을 알아차려 보라 몸과 마음을 알아차려보라 온전히 깨어난 1분이 나를 구원한다 진짜 세상 진짜 앎이 열릴 것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11

충실한 노예임을 아는가

몸을 가로막고 마음을 가로막는 것은 생각이다 생각 때문에 고통스럽고 아프다 한다 웃고 울고 환희한다 생각의 실체를 알기만 한다면 삶은 고해가 아니다 생각에 끌려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둠 속을 헤매듯 삶이 막막하고 답답하다 희망하다 절망하다 환희하다 체념하다 생각이 해석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노예살이다 노예로 살고 있음을 알기만 하다면 삶은 두렵지도 어렵지도 않다 생각을 놓치지 말고 지켜보고 알아차리라 생각이 하는 짓을 지켜보고 알아차리는 알아차림이 주인이다 시간도 공간도 필요치 않는 원래인 근원이다 길을 찾고 싶다면 잘 살고 싶다면 맹목으로 생각에 의탁한 자신을 구해내야 한다 단지 몸과 마음과 생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알아차림만으로 나는 나의 세상의 주인이 된다 주인임을 안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10

생각은 주인이 아니다

생각은 생각이 나서지 않아도 사는 법을 모른다 생각이 훼방꾼이며 감옥이라는 것을 모른다 욕망에 내몰리면서 경험과 습관으로 가동되고 있는 생각의 한계를 모르고 있다 온전히 살기 위하여 생각이 감옥임을 보아야 한다 생각은 새로운 길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생각을 지켜보면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차려 보면 생각이 얼마나 얄팍하고 믿을 수 없는지 알게 된다 감정에 출렁이고 근본 없는 스토리에 내몰려 한시도 쉬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나를 이끈다 삶의 선두에 서서 주인 행세하고 있다 알아차리라 지켜보고 또 지켜보라 생각 이전 생각 있기 전 전체이며 텅 빔인 본성이 주인이다 생각 없이도 길을 가고 생각이 빠져야 진짜 길을 아는 신비라 이를 수밖에 없는 참 세상이 있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09

나에게로

나는 텅 빔이다 나는 지켜봄이다 나는 알아차림이다 호흡을 지켜보고 생각을 지켜보고 몸과 마음을 지켜보는 지켜봄일 때 나는 텅 비어 원래가 된다 생각으로 점령된 채 습이 나서 사는 나는 꼭두각시 노예인 줄 알아라 생각은 근본이 없고 습관은 생각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생각이 서술하는 나는 껍데기만을 알고 서술한다 생각이 빠져야 텅 비어 근원인 내가 된다 생각만 믿고 살았기에 길을 잃는다 막다른 길에서 절망한다 막다른 길에서 절망 앞에서 혼란 중에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지켜봄이 되면 된다 즉각 지금 이 순간 텅 빔이 되면 된다 무엇이 되었든 알아차림이 되면 나는 원래인 나로 복귀한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08

진짜가 살고 있나

나는 욕망에 내몰리는 노예다 근본 없이 가공된 생각만 의심 않고 믿는다 생각대로 된다면서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만 강제하다 나쁜 생각 부정적인 생각이 숨어드는 걸 모른다 그것들은 자신을 위협하고 가로막는 벽이 된다 두려움과 불안과 분노로 변해 몸 여기저기 의식과 무의식 층을 이뤄 겹겹이 쌓인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간과한 채 생각이 이끄는 대로 세상만 보며 타인의 평가만을 염두하며 정신없이 바삐 살면 잘 사는 줄 안다 나를 망치고 방치하는 줄 모르고 있다 나를 방치한 결과를 모르고 있다 생각대로 욕망대로 사는 길이 나를 망치는 길인 줄 모르고 있다 당장 회복하는 길은 나를 살리는 길은 나를 지켜보는 것이다 생각으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켜보는 것이다 몸과 마음과 생각을 아무런 평가도 변명도 없이 ..

진짜를 예찬함 2022.06.07

나만을 지켜보라

명상은 강제된 고요가 아니다 억제나 통제가 아니다 그저 호흡을 지켜보는 것 생각을 지켜보는 것 마음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몸을 살피는 것 몸 여기저기 잠복한 감정과 스토리를 알아차리는 것 언제나 어디서나 깨어 나를 알아차리면 된다 화 내고 욕 할 때도 웃고 떠들 때도 나만을 지켜보면 된다 깊숙이 숨은 두려움과 우울 공허 오랜 스토리가 지켜보고 또 지켜보기만 할 때 모습을 드러낸다 좋아지겠다는 강박 성급히 이루겠다는 초조함을 모두 꺼내놓고 보아야 한다 좋은 일은 붙들고 나쁜 일은 피해 가려는 좋고 나쁘다는 해석과 반응을 알아차려야 한다 나만이 나의 사막을 걷는 나의 길을 가는 방법이다 나를 살리고 궁극을 알현하는 방법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