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에 거하는 만큼
진정으로 실존한다
근원과 하나가 된다
생각에 갇혀 사는 만큼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망상이 산다
보는 것 듣는 것 아는 것
모든 것이 망상이다
아상으로 훼손돼 있다
생각의 실체를
알기만 한다면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는
모든 것을
그저 놓는다
바람처럼 물처럼 사는
지혜를 안다
생각에 이름에 갇혀
공고히 아성을 쌓는
어리석음을 살지 않는다
나는 생각이 아니라
근원이다
나는 이름이 아니라
텅 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