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 1171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지금 이 순간에 거하지 못한다면 나는 나이지 않다 생각에 쓸려 오만가지로 분주한 나는 나가 아니다 생각은 저장된 경험의 기억이다 기억을 부여잡고 경험치 안에서만 분주히 또다시 스토리를 덧댄다 지금 이 순간에 거하고 호흡과 거하고 생각을 지켜보아 알아차리는 것만이 내가 나로 온전히 사는 것이다 무엇이 살고 있는가 생각을 전면에 내세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생각의 허수아비로 전락시켜 끌고 다니는 이것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호흡을 지켜보라 소설 쓰지 말고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라 무엇을 하더라도 어디에 있더라도 즉각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돌아오라 지금만이 나의 본향임을 알 때까지 이 순간에 神이 거하심을 알 때까지 텅 빈 이것이 온전한 휴식임을 알 때까지 텅 빈 이것이 온전한 풍요임을 알 때까지 空이 곧 전..

진짜를 예찬함 2020.12.26

생각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생각 안에서 아무리 길을 찾아도 길은 없다 에고의 한순간 만족이며 임시방편일 뿐 욕망은 다시 다그치고 생각은 멈추지 않고 일을 계속한다 이런 걱정 저런 궁리로 일거리를 만들어야 생각은 생각이 인식하는 나는 존재를 확증한다 생각으로만 살았기에 생각 없는 텅 빔이 두렵다 고통과 슬픔과 외로움 미움 분노 억울함 질투 감췄던 온갖 부정성이 드러나면 생각은 좋은 생각 긍정적 생각을 불러내 두려움을 덮어버린다 살아갈수록 평안치 못한 것은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온갖 부정성이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밝음만 찾아 좋은 것만 찾아 방치하고 외면한 두려움은 언젠가 나를 할퀴고 만다 절망으로 병으로 고집과 아집과 외로움만 남은 초췌한 늙음이 된다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지켜보고 알아차리지 않는 한 생각의 굴레를 ..

진짜를 예찬함 2020.12.18

비우고 또 비워 텅 빔이 될 때

만물을 지탱하는 것은 만물을 있게 하는 것은 空이다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고 들리지 않는데 전체이며 본질이다 비물질인데 물질을 있게 한다 물질은 스러지고 흩어지고 변하지만 비물질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이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져지는 것만 보고 듣고 감각하며 '있다' 한다 나는 없음이다 없음이 나의 본질이다 보려 하고 들으려 하고 만지고 증명하려 하는 두려움을 보라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라 비물질 텅 빔이 나다 아는 생각 모르는 생각 감각과 감정 온갖 불순물을 지켜보고 알아차려 텅 빔이 온전한 휴식이며 치유이며 풍요이며 환희이며 그 모든 것임을 알 때 비로소 神을 알현한다 비로소 내가 된다 텅 빔으로 오라 텅 빔이 돼라

진짜를 예찬함 2020.12.16

생각을 해방시켜야 내가 해방된다

생각이 생각을 움켜쥐고 있다 몸이 생각을 움켜쥐고 있다 생각이 살고 있다 아는 생각 모르는 생각 드러난 생각 드러나지 않은 생각이 나를 대신한다 나인 줄 착각한다 왜곡된 생각이 보고 듣고 느끼고 행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행한 것을 저장하고 반복하고 기억이 되고 습관이 돼 다시 생각의 동인이 된다 나라는 둥 내 특징이라는 둥 왜곡된 생각 창고를 나라 믿는다 생각이 나라 일컫지 않으면 나는 없다 애초에 나는 없다 없음이 나다 空만이 실존이다 空이 두려운 에고는 온갖 있음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이름표를 붙여 공고히 한다 없음 텅 빔과 일치하라 곧장 텅 빔이 될 때 나는 내가 된다 only ONE인데 전체이며 神의 처소인데 나의 본향이다 생각이 짓는 구정물 속을 휩쓸려 다니는데 열심을 산다 착각 마라 생각을 해방..

진짜를 예찬함 2020.12.10

텅 빔이 돼라

내 근원은 지금 여기 내 쉴 곳은 지금 여기 텅 빈 이곳 나의 본향 나의 거처에서 나는 거한다 생각 속을 헤매느라 곤죽이 되고 두려움에 떠느라 파김치가 되어도 즉각 돌아올 곳이 있다 순간 문득 즉각 여기 이 순간의 텅 빔이 돼라 이것이 너다 이것이 나다 생각 사이 말과 말 사이 행위와 행위 사이 온통 텅 빈 空 이것이 나다 이것이 너다 空이 만유의 주인이다 무엇으로 조작하고 덧칠한들 드러나고야 마는 세세생생의 진리다 온갖 만물이 났다 스러져도 완전성 그대로 영원을 실재하는 이것 이것만이 살고 있다 제 갈증에 겨워 찾아 나서는 순간 길을 잃고 만다 애초에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만든 길은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쉴 곳은 神의 처소 나의 텅 빔밖에 없다

진짜를 예찬함 2020.11.29

텅 빔이 나다

나라 대변되는 이름과 몸과 마음조차 내 궁극이 아닌데 남편을 자식을 가문을 명예를 이름표를 생김새를 자신인 것처럼 동일시한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다 전부 사라지고 흩어지고 마는 인연체일 뿐이다 길을 걷다 밟히는 낙엽처럼 담배꽁초처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잠시의 인연이다 그것에 목숨을 건다 온갖 미사여구를 단다 왜 무엇을 동일시하여 전전긍긍 고착돼 있나 얽매어 노예살이 할 지상과제란 없다 단 하나의 지상과제는 내가 누군지 아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나는 대자유로부터 잉태되었기에 나는 무한한 空으로부터 났기에 空이며 無며 텅 빔만이 동일시돼야 할 나의 실재다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자식의 자식이 모두 하나에서 나고 하나로 귀결되는 THE ONE이 이것이다 지금 여기 이 순간 텅 빔만이 나인..

진짜를 예찬함 2020.11.27

텅 빔으로 거하라

생각에 끌려 다니다가도 문득 텅 빈 이곳으로 오면 된다 즉각 텅 빈 이것이 되면 된다 텅 빔인데 허무가 아니고 결핍이 아니고 박탈이 아니고 실패가 아니다 텅 빔만이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고 온전함이 되고 풍요가 된다 생각은 위로를 알지 못하고 치유가 무엇인지 모르고 온전함과 풍요를 모른다 경험 안에서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교하고 허기져 상처투성이 된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은 오늘은 이것을 내일은 저것에 매달려 자신을 유기한다 온전함인 나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허기진 줄도 모른 채 온갖 것으로 허기를 채우느라 분주하다 무엇으로 분주한가 무엇을 가졌다 장담하는가 무엇을 제 소유라 자신하는가 다시 텅 빔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와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텅 빔만이 생각에 포위되고 허기에 내몰린 나를 해방하고..

진짜를 예찬함 202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