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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살고 있나

전기 코드를 뽑으면 아무리 좋다는 전기기기도 작동될 수 없다 근원과의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근원이 사는 현실도 이와 같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질 수 없기에 에고는 근원을 알지 못한 채 제 능력 제 깜냥에 갇혀 만유의 앎을 확증한다 진짜 앎은 에고의 깜냥을 벗어나는데 에고의 방식으로는 알 수도 없는데 에고가 펼치는 생각에 고착되어 동일시된 나를 나라 하고 세상이라 믿는다 나는 볼 수도 서술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모든 감각을 넘어서는데 감각으로 인식하려는 어떤 시도도 이미 불가능인데 익숙한 나의 언어와 생각의 방식을 모조리 놓았을 때에만 근원이 이미 작동되고 있는 실재를 알 수 있다 생각을 놓고 판단하는 기성의 앎과 감각을 놓았을 때 생각과 모든 감각은 근원이 있어 기능하..

진짜를 예찬함 2020.06.11

깨어있어라

지식이 호흡을 만들지 못한다 능력이 호흡을 만들지 못한다 일 점의 생각도 끼어들지 않고 호흡만 지켜볼 수 있다면 즉각 근원으로 정렬된다 단 1분도 지체 없이 생각이 끼어들 테지만 상관없다 알아차리는 순간 호흡과 일치하면 된다 근원이 살고 있는데 생각이 나서고 생각이 장악한 채 뿌리 채 흔드는 현장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자신이 누군지 무엇인지 모른 채 목숨을 부지하느라 애쓸 뿐이다 지금 이 순간이 무엇인지 오리무중이라면 깨어 호흡을 지켜보라 애쓰지 않아도 근원이 작동되는 은총과 신비가 실재한다 호흡과 일치하는 집중으로도 무엇을 헤매고 있는지 안개가 걷히듯 드러난다 깨어있다는 것은 온전히 지금으로 실재한다는 것이고 명징한 호흡으로 실재한다는 것이다 깨어있을 때 신의 섭리를 알게 된다 깨어있을 때..

진짜를 예찬함 2020.06.08

道는 내 안에 있다

지금이 있어 치유가 일어나고 지금이 있어 휴식할 수 있다 지금으로 만날 수 있는 어마한 空은 제로의 지점이다 無로 표현될 뿐이다 온갖 것이 있어야 가동되는 에고는 그래서 근원을 알 수 없다 온갖 것에 얹혀 앎을 강화하고 온갖 것을 확인해야 안심하고 온갖 것으로 자신을 확증한다 단 1분만이라도 복작거리는 에고를 들여다보면 에고에 힘이 빠진다 에고의 소리를 그저 알아차리기만 하고 반응하지 않으면 에고는 방향을 상실한다 스토리로 힘을 얻고 스토리 안에서 다음 스토리를 모색하는 에고에게 먹이를 공급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지켜보는 것이다 아무리 심각한 상황을 들이댄다 해도 요지부동으로 알아차리기만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고요히 앉을 수 없다 해도 밥을 먹다 길을 걷다 그냥 그저 자신이 무엇을..

진짜를 예찬함 2020.06.07

무엇이 나인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인가 무엇이 살고 있는가 무엇이 이 물음을 인식하게 하는가 무엇이 이 글을 읽게 하는가 무엇이 호흡하게 하는가 무엇이 호흡을 알아차리게 하는가 보이지 않고 확인하지 않아도 언제나 작동되는 근원이 있다 근원은 방치한 채 알지도 못한 채 생각만 좇아 황급히 내달리다 생각 사이에서 길을 잃고 신음하다 또다시 생각에서 길을 찾는다 놓쳤던 쳇바퀴를 새롭다며 다시 돌린다 진리인가 이렇게 살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인가 무엇을 하는가로 나를 규정하고 삶의 가치를 결정하고 이름표를 만든다 진리인가 호흡조차 어디서 오는지 모르면서 삶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죽음 뒤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맹목이 살고 있다 아니다 욕망이 살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멈춰 자신에게 되물어라 왜 사냐고 나는 ..

진짜를 예찬함 2020.06.04

무엇을 하든 깨어 알아차리라

생각이 낸 길을 따라 습관처럼 살면서 업이라 부른다 까르마라 핑계된다 쳇바퀴에 갇혀 반복되는 생각을 현실이라 믿으면서 운명이라 부르면서 자신이 짓고 자신이 갇혀 자신이 신음하고 자신이 환호한다 전부 생각이 꾸며낸 난장인데 강고하게 틀어 쥔 생각을 볼 수 없다면 생각의 쳇바퀴에 끼어 반복을 사는 노예를 벗어날 수 없다 노예인 줄도 모른 채 분주한 열심을 반복할 뿐이다 무엇에 붙들려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무엇을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는가 온갖 감정으로 드러나고 몸의 통증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도피하고 방치하고 내 탓이 아니라 한들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두려움은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 고통을 만드는 주체가 자신이니까 실체를 외면하고 있으니까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 무엇을 고통이라 ..

진짜를 예찬함 202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