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1

나는 동물이로소이다?

인간은 제한적 능력밖에 없다 상공에서 바닷속 물고기를 잡는 새의 시력 미세 크기로 호흡기를 타고 다니는 바이러스 눈이 볼 수 없는 온갖 미생물들 인간은 아는 것도 능력도 제한적인데 사물 전체를 아는 것처럼 사물에게도 세상에게도 절대자 행세다 자신의 한계에 걸려 평생 한계 내에서만 분주히 살면서 동물과 바이러스와 다를 바가 없으면서 눈앞만 보며 욕구와 감정을 좇으며 생존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좀 더 좋은 것을 편하게 먹고 마시고 산다는 것 왜 사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모두가 먹고 살기 위해 살고 있으니 남들처럼 살면 된다 동물과 뭐가 다른가 언어를 구사하고 문명을 개발시키는 능력이라면 동물은 이미 필요한 것을 갖추고 태어난다 인식을 인식하는 것 지금 이 순간 텅 빔을 아는 것 인식이 인식한 세상의 본질을 통..

진짜를 예찬함 2022.04.17

오늘은 또 무슨 스토리인가

호흡이 나다 호흡을 지켜보는 지켜봄이 나다 이름은 몸은 마음은 찐 나가 아니다 바꿔 입는 옷과 같다 빨지도 바꾸지도 못하는 옷을 걸치고 산다면 집 없는 거지 거나 정신병자라 인식한다 생각에 갇히고 이름에 갇히고 몸뚱이에 갇혀 덕지덕지 때 묻고 냄새나는 케케묵은 것들은 자부심이 되거나 후회하거나 통곡하는 기재가 되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스토리의 원천이다 생각을 누가 만드는지 보라 그것들에 갇혀 재생되는 스토리에 무엇이 반응하는지 보라 쓰레기 더미에 기대 산다 이런저런 쓰레기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자신이다 오늘은 또 어떤 쓰레기를 걸치고 나설 것인가 어떤 쓰레기에 걸려 고통스럽다 난리 칠 건가 호흡을 지켜보고 몸과 마음을 지켜보고 낱낱을 알아차리는 것만이 해방이며 대자유다 부활이며 영생이며 니르바나..

진짜를 예찬함 2021.11.30

지금을 사는 것이 부활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불게 두면 된다 바람을 그치게 하려는 어떤 시도도 저항이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나고 천둥 치고 가뭄으로 목이 타고 스러져도 자연은 그저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이기에 자연이라 부른다 사람만 유독 가치판단을 매겨 끌어당기고 피하고 없애고 바꾸려 혈안이다 좋은 것만 좋은 것만을 자기 것이라 인정하고 소유하려 한다 그래서 불안하다 그래서 두렵다 두려움을 피하려 언제나 분주하다 에고가 그리 하고 있다 천박하고 얄팍하고 무지한 에고가 경험에 붙들려 그리 하고 있다 내 안에 대자연이 있다 자연의 근원인 본질이 내 안에 있다 그저 무엇이 되었던 여여한 제로의 지점이 있다 만유의 본향이 있다 에고는 모르는 나의 자리가 내 안에 있다 온갖 것으로 분주한 에고를 알아차릴 수 있을 때 나의 자리에 거..

진짜를 예찬함 2021.04.03

진리를 살고 있다

눈앞의 모든 것은 변화하고 스러진다 보이는 것들을 위해 보이는 것만을 좇으며 보이는 것에 취해 맹목을 살고 있다 왜 사는지 모른다 무엇이 사는지 모른 채 산다 본성은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볼 수 없다 감각하고 서술할 수 없다 말로 되는 순간 본질에서 벗어난다 그저 텅 빔이다 그저 텅 빔으로 거할밖에 없다 생각에 이끌리고 온갖 보이는 것에 이끌려 밝고 환하게 웃는다 해도 그것은 어둠이다 생각은 어둠이다 좋은 생각 밝은 생각 행복한 생각 선한 생각 갈래를 정하는 것도 생각이다 본성은 그저 비어있음이다 어떤 가치판단도 붙을 수 없다 그저 텅 빔이다 나의 자리가 여기다 神이라 이르는 절대다 깨달아 아는 단 하나의 앎이다 온갖 보이는 것을 좇아 바쁘다 해도 생각에 쫓겨 분주한 와중에도 지금 여기 텅 빔으로 거하기..

진짜를 예찬함 2021.04.02

몸의 신음 소리를 들어보라

몸뚱이를 샅샅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들여다보라 자리 잡은 생각들로 구겨지고 찌들고 만신창이가 돼 있다 몸이 아픈 건 왜곡되고 순리를 거스른 생각이 자리 잡았다는 표징이다 얼마나 강고하고 질긴 생각들로 점령돼 있는지 알아차린다면 이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원래로 회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두려움으로 먹고 얕은 지식으로 먹고 욕구로 먹고 습관으로 먹는다 쓰레기통처럼 쏟아 넣은 음식과 스토리가 몸 여기저기 자리를 잡는다 과부하가 되고 감당할 수 없어 병이 된다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약을 먹고 의사를 찾는 건 임시방편이다 몸을 향해 몸을 기반으로 무슨 짓을 하는지 보라 쉴 새 없는 생각들이 쏟아지고 엉망진창의 욕구가 일렁이는 몸과 일치되어 듣고 보고 감각해 보라 얼마나 몸을 학대하고 있는지 휘몰아대는 생각만 좇..

진짜를 예찬함 2020.12.20

무엇이 너인가

무엇을 너라고 하는가 이름과 몸과 생각 역할과 직분 그것들은 잠깐 걸친 옷이며 액세서리다 이름도 몸도 생각도 사회적 정체성도 네가 아니다 너는 전체인 전체 영원인 영원 지금인 실재다 명징한 자신을 덮어두고 이름표로써 겉모양으로써 뒤집어쓴 역할로 자신을 규정하지마라 어떤 것으로도 너를 규정할 수 없다 하느님의 자녀라 할 수밖에 없는 존엄이 너의 본질이다 알기만 한다면 누더기를 입고 무거운 짐을 지고 시궁창 위에서 잠을 자고 일을 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휴식을 취하는 어리석은 일상으로부터 저벅저벅 걸어 나온다 제 안에 불이 켜져 언제나 환희 진리와 동행한다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다시는 어둠에 빠져 질곡을 헤매지 않는다 하느님의 구원이 이것이다 붓다의 니르바나가 이것이다 살아서 죽어 다시 온전을 사는 부활을..

진짜를 예찬함 2020.11.19

나는 어디 가고 생각이 나섰나

생각에 붙들려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어디 가고 생각이 나섰는가 생각이 없으면 길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그것이 생각이다 일거리를 만들어 주인공이 되고 다시 생각으로 일을 만든다 나는 생각에 가로막혀 있다 전전긍긍 노심초사 두려움으로 길을 여는 생각은 주인이 아니다 나의 본질이 아니다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주야장천 써대는 스토리를 직면하라 스토리로 장악한 몸과 마음을 온전히 알아차리라 생각과 투쟁하면 생각을 벗어날 수 없다 생각을 외면하면 생각에서 해방될 수 없다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어떻게 나를 지배하는지 습관으로 자리 잡은 낱낱을 하나도 놓치지 말고 지켜볼 때 천지가 개벽된다 이것이 명상이고 이것이 부활이다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여여함으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데 전체이며 근원인 하느님 무한대..

진짜를 예찬함 2020.11.10

명상을 아느냐

가만히 앉았다고 명상이 아니다 드러난 생각이나 드러나지 않은 생각들에 노예로 끌려다니면서 몸만 앉힌다고 명상이 아니다 생각하는 것은 명상이 아니다 생각을 보는 것이 명상이다 전자동으로 재생되는 생각의 노예로 사는 현장을 낱낱이 알아차려야 한다 걸을 때도 말을 할 때도 밥 먹고 차를 마실 때도 표면의 고요 따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라 왁자하게 떠드는 내면의 생각들을 지켜보고 맹목으로 떠들며 주인 노릇하는 생각과 습관을 알아차리라 처음도 끝도 없는 깊이에 이를 때까지 몸속에다 성을 쌓은 생각이 다 허물 때까지 환골탈태에 이르지 않는 한 생각은 다시 길을 내고 자리 잡고 주인 노릇하려 든다 뼈가 바뀌고 태까지 뽑아내는 온전한 변환 완전한 부활에 이르기까지 보고 또 보고 알아차려야 한다 어떻게 생각으로 시작해서 ..

진짜를 예찬함 2020.10.31

무엇을 찾고 있나

神은 경전에 갇혀 있지 않다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정 지식으로 서술되는 대상이 아니다 만유의 있음이며 온 적도 간 적도 없고 처음도 끝도 없다 한정된 에고의 방식으로 한계를 정하고 모양을 정하고 개념으로 못 박을 뿐 개념이 담을 수 없다 생각 너머 지식 너머 인식을 전부 놓았을 때 神은 이미 여기 있음이다 무엇을 찾는가 나를 들여다보라 무엇이 두려운가 묻고 또 물어 두려움의 원인을 대면하라 온갖 생각과 감정과 서술이 멈추어야 神이라 이름 붙인 궁극을 만난다 이미 神과 하나인 온전한 실재들이 지금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금을 살고 있다 이것을 알기만 한다면 나는 부활이다 천국이며 니르바나이다 이 명징함이 나의 본질이다 이 끄덕없는 여여함이 나의 본성이다 이것으로 잉태되어 이것이 사는 신비와 축복을..

진짜를 예찬함 2020.10.18

생각을 지켜보라

멍때린다고 명상이 아니다 입을 닫는다고 침묵이 아니다 끊임없이 지껄이는 제 생각을 지켜볼 때 스토리가 중지되고 온전한 침묵과 고요가 열린다 이것이 명상이다 온전한 침묵과 고요가 깊어지면 한정된 생각과 경험으로 반복하던 습이 보인다 온갖 엉터리 규정들이 드러난다 진짜인 줄 진리인 줄 자신인 줄 의심없이 동일시됐던 제 몰골을 대면하게 된다 동일시된 생각과 몸과 습관이 자신이 아님을 알 때 새 세상이 열린다 부활이다 마음과 몸과 습에 묶인 자신을 구원해낸다 나에게로 와 나를 알 때 예수의 언어가 모조리 해독된다 붓다의 가리킴이 내 안에서 하나가 된다 고통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온갖 스토리를 끌어 안고 씨름하는 자신임을 알게 되는 위대한 각성 깨달음이 일어난다 생각이 멈출 때 이 모든 신비는 즉각 드러난다 생..

진짜를 예찬함 20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