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앎을 믿고 세상을 믿고 눈앞에 보이는 것을 따라 열심히 살았는데 살수록 답은 없다 몸은 기력이 떨어지고 마음은 허망함만 커진다 왜 사는지 모른 채 바깥만을 향해 허겁지겁 욕망만을 다독이며 남들이 사는 대로 남들 말에 좌우되며 산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삶을 의심하지 않는다 열심히 몸을 움직여 두려움을 덮고 즐거움을 좇아 정신승리하며 잘 살았다 자부한다 길의 끝에 희망이 있을 거라 믿는다 없다 죽음이 끝이다 에고는 죽음이 끝이다 질기디 질긴 고집을 장착하고 어리석음을 발판으로 어둠 속을 헤매는데 어둠인 줄 모른다 그런 에고를 믿고 오늘도 내일도 울고 웃으며 스토리를 펼친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길은 제 안에 있는데 지금 여기 이 순간 텅 빔에 거하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