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이 본질인데 이야기를 물고 늘어진다 이야기 안에서 곤죽이 되어 또 스토리를 만든다 이야기와 자신이 동일시돼 묶고 엮어 씨름을 한다 그것을 인생이니 삶이니 착각이다 부여잡은 것을 놓고 텅 빔이 된다면 여여히 도도히 원래가 된다 만물이 만사가 원래로 되돌려진다 무엇을 부여잡고 있는가 악쓰며 놓지 못하는 그것이 자신을 망치고 있다 길을 가로막고 있다 자신이 자신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 잘 사는 줄 착각하지 열심히 사는 줄 착각하지 어리석디 어리석은 착각인 줄 아시라 성긴 그물에조차 걸려 파닥이는 물고기와 다르지 않다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처음도 끝도 없는 바람처럼 안식처가 필요 없는 바람처럼 가둘 수 없는 바람처럼 그렇게 살면 된다 무엇이 되었든 나는 텅 빔이다 텅 빔이 나의 본질이다 나의 본향이다 이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