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빔 1310

까르마란 없다

이름표에 묻히고 인식의 틀에 갇히고 습관에 길든 자동인형이 언제나처럼 걱정을 꺼내 들고 일거리 만들어 분주하다 이 걱정 저 걱정으로 생각의 영향력과 업적을 쌓는다 생각 안에만 길이 있는 줄 아는 왜소함은 생각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저 생각은 자신이 쌓아 습이 된 오랜 파일임을 알지 못한다 새로움을 시도한들 어느새 익숙한 습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엄중히 알아차리지 않는 한 자신의 낱낱을 지켜보지 않는 한 생각은 습은 하던 대로 길이 난 대로 전자동으로 작동된다 까르마라 이름 붙여 책임 회피하는 이유다 까르마란 없다 낡고 강고한 오랜 생각이 쓰레기로 쌓여 있을 뿐이다 억겁으로 다져져 바위보다 단단해진 틈으로 반질반질 길을 내고 다니는 습이 질기디 질긴 고집을 보태고 있을 뿐이다 업이라..

진짜를 예찬함 2021.03.09

호흡과 하나 되고 지금과 하나 돼라

나를 찾는 것은 에고의 모든 스토리 감정 습이 나 아님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비로소 나일 때 만물과 나는 하나다 호흡과 하나 된 나는 커피와 하나가 되고 보고 듣는 것과 하나가 된다 그 하나는 마침내 空이다 텅 빔이 살고 있다 텅 빔이 가득차 완전함이 가동된다 스토리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 나라는 에고의 집착도 붙지 못한다 생각 감정이 온 데 간 데 없다 텅 빈 空이 나의 시원이며 궁극이다 神의 처소라 일컫는 지금이다 부처와 하나 되는 지점이다 지금에 거하는 것만으로 이 모든 것은 밝히 드러난다 너무 쉬운 길 위에서 온갖 공식과 암호와 통성과 절규가 웬 말이냐 단지 나라는 착각에서 깨기만 하면 되는데 지금으로 거하기만 하면 되는데 호흡과 하나가 되면 되는데 따로 노는 그 고집과 습관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데

진짜를 예찬함 2021.02.20

나는 원래 대자유다

질기디 질긴 생각으로 몸도 마음도 장악돼 있다 이것은 몸에 좋고 이것은 나쁘고 이것을 알아야 하고 이 방식 대로 해야 한다 온갖 방식과 개념 지식들이 난무한다 두렵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명상은 몸과 마음을 장악한 두려움으로 쌓은 성을 면면을 대면하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스토리가 무엇을 지껄이는지 낱낱을 듣고 보는 것이다 습이 된 생각은 몸과 마음을 통제하고 통제된 몸과 마음인 채 자동인형으로 살고 있다 자유롭다 착각마라 몸과 마음은 진짜 자유를 망각하고 있다 생각은 자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생각이 아는 자유는 지식으로 만들어진 자유다 온갖 통제의 경계 안에서 누리는 자유다 한정된 지식으로 선을 그어 그 안에서 자유롭다 착각 중이다 삶이란 죽음이란 질서란 만들어진 개념 안에서 한정된 채..

진짜를 예찬함 2021.02.12

무엇이 나인가

남편 아내 엄마 아빠 딸 아들 온갖 직업들 직책들은 나가 아니다 연극 대본처럼 하나씩 받아 든 역할들이다 역할에 매몰돼 스스로를 박제시키고 있다 제 카르마를 투사하면서 헌신한다느니 전부를 바쳤다느니로 희생자를 자처한다 단지 연극이 끝날 때까지 맡은 역할이다 나는 온전한 나는 아무런 손상 없이 원래 그대로 아무것도 붙지 않은 채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여기 있다 역할들과 이름표에 나를 끌어들일 수 없다 생각 감정 습들에 빠져 헛 것을 부여잡고 애지중지 습을 반복하며 나라 말하지 마라 나라는 착각에 빠져 있을 뿐이다 스토리 속으로 끌어들이는 건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을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졌다 나는 명쾌함이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전체인 지금이다 空으로 명명할 수밖에 없는 텅 빔이다 스토리를 부여잡고..

진짜를 예찬함 2021.02.11

에고를 수호하지 마라

자존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자존심을 말하지 마라 에고의 아집을 자존심이라 착각 마라 온전한 자존은 온전히 실재하는 것이다 어떤 서술도 붙지 않은 텅 빈 현존이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들러붙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수식할 수 없다 이것이 나의 현존임을 아는 것이 자존이다 에고의 욕망에 휩쓸려 치장하고 껍데기에 싸여 두려움을 먹고사는 그것은 자존이 아니다 껍데기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며 자신을 고문하며 자존심을 지킨다 착각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채 사람들의 칭송을 구한다 무엇을 수호하고 있는지 에고의 고집을 들여다 보라 에고의 욕망을 수행하려 애쓰는 노예를 보라 두려움에 전전긍긍 스토리에 짓눌린 자신을 대면하라 온갖 스토리에 떠밀려 길 잃고 헤매는 나를 구할 때 자존이 회복된다 텅 비어 무한의 나를 ..

진짜를 예찬함 2021.02.01

마음 챙김이라니

마음 챙김이란 다른 마음이 나서서 마음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훈련시키거나 길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지켜보는 것이다 어떤 제재나 판단 없이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이다 주인 행세하는 마음을 지켜보고 알아차려야 마음도 마음으로부터 해방된다 강고하고 오래된 굴레와 습관에서 해방되어 본성으로 회귀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모든 곳에 모든 것이 된다 神이 곧 이것임을 안다 순리이며 진리가 바로 이것임을 안다 길든 마음이 닦여진 길을 가는 것은 순리가 아니다 가공된 본능이 되어 진리를 가로막고 훼손하는 가짜다 마음이 무슨 짓을 하는지 자신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다만 지켜보고 알아차려야 한다 알아차릴 때 비로소 챙길 마음이 없음을 안다 나는 텅 빔이기에 神은 텅 범이기에 텅 빔이 모든 것이며 본질이기에

진짜를 예찬함 2021.01.20

어떤 서술도 나가 아니다

무엇으로 불리고 싶은가 명칭은 나가 아닌데 나를 서술하는 그것도 나가 아닌데 무엇에 기뻐하고 무엇에 절망하는가 길들여져 동일시된 관념 오래된 스토리도 나가 아니다 나는 나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이다 나는 텅 빔이며 空이다 어떤 관념도 마음도 몸도 나는 아니다 오랜 습관 카르마, 업이라 부르는 강고한 관념에 짓이겨진 관념이 관념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나임을 알 때 지금이 곧 하느님 붓다의 가리킴 선연한 진리 영원 가장 안전한 나의 집 본향 온갖 언어로 본성을 가리키려 했음을 안다 나는 다만 지금이다 텅 비어 아무것도 붙지 않는 空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1.01.05

나는 그저 알아차리는 이것이다

생각 안에서 헤매는 만큼 삶은 오리무중이다 습관에 안주하는 만큼 개고생은 길어진다 동일시된 생각만 좇느라 내가 생각인지 생각이 나인지 뒤섞인 오물통에서 소유하고 또 소유하고 체면과 이름표를 지키려 생각들을 성취하려 분주하다 생각을 지켜보고 습관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진정 나를 사는 것이다 길 없는 길 위에 서서 두려움을 목도하는 것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이름표 없이 어떤 서술도 없이 그저 지금으로만 온전한 텅 빔으로만 거할 수 있다면 나를 사는 것이다 진정 내가 되는 것이다 이름표 위에서 생각 안에서 습관들로 드러낸 나는 나가 아니다 생각이 싸질러 놓은 똥이다 쓰레기다 나는 서술할 수 없다 이름 붙일 수 없다 형용할 수단이 없다 텅 빔이기에 온 데도 간 데도 없기에 안다 모른다 할 수도 없기에 나는 그저 ..

진짜를 예찬함 2021.01.02

처음과 끝. 알파와 오메가

'나'에는 어떤 수식도 붙지 않는다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나이도 역할도 없다 몸과 이름과 역할로 인식하는 나는 껍데기다 껍데기를 부여잡고 무엇을 하고 있나 텅 빔의 지금 空으로 일치하는 '나'만이 실재다 생각에 붙들려 온갖 수식을 남발하는 나, 너는 생각이 써대는 망상이다 온전히 새로 나고 싶거든 지금 이 순간의 空 텅 빔으로 거하라 神을 알현하려거든 텅 빔이 돼라 생각에 붙들려 온갖 스토리로 춤추는 자동인형을 해방시키려거든 곧장 지금이 돼라 지금만이 영원한 현존이다 영원이 곧 무한의 텅 빔 空이다 유한은 무한으로부터다 유한을 찾아 헤매는 너는 무한으로부터 잉태되었다 지금 즉각 본향에 거하면 된다 이것이 처음과 끝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0.12.27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지금 이 순간에 거하지 못한다면 나는 나이지 않다 생각에 쓸려 오만가지로 분주한 나는 나가 아니다 생각은 저장된 경험의 기억이다 기억을 부여잡고 경험치 안에서만 분주히 또다시 스토리를 덧댄다 지금 이 순간에 거하고 호흡과 거하고 생각을 지켜보아 알아차리는 것만이 내가 나로 온전히 사는 것이다 무엇이 살고 있는가 생각을 전면에 내세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생각의 허수아비로 전락시켜 끌고 다니는 이것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호흡을 지켜보라 소설 쓰지 말고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라 무엇을 하더라도 어디에 있더라도 즉각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돌아오라 지금만이 나의 본향임을 알 때까지 이 순간에 神이 거하심을 알 때까지 텅 빈 이것이 온전한 휴식임을 알 때까지 텅 빈 이것이 온전한 풍요임을 알 때까지 空이 곧 전..

진짜를 예찬함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