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랑 동일시돼 있다면 자식이랑 동일시돼 있다면 신분과 역할이랑 동일시돼 있다면 에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에고가 나서서 이끄는 대로 끌려 다니다 스러지는 수밖에 없다 몸과 마음과 생각조차 나의 본질이 아닌데 무엇을 자신처럼 동일시하는가 가족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쭐대는 욕망의 투사이며 숨기고 감추고 싶은 그림자의 투사다 부모를 향한 자식을 향한 나의 생각과 행위 낱낱을 지켜보고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함께 나락으로 구르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복을 빌고 좋은 것만 염원하며 죽기까지 노심초사 자신을 결박하는 것이다 제 투사와 두려움을 방치한 채 경을 읽고 기도하고 명상하는 것은 그저 잠시 부적을 찾는 것과 같다 제 마음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볼 수도 없으면서 직면할 수도 없으면서 부모를 위한다 자식을 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