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1979

神 팔이 부처 팔이를 누가 허용하는가

가짜들의 입으로 조작된 神에게 엎드려 절한다 성전이라 이름 붙여 神처럼 추앙하고 다듬은 돌탑에 머리를 조아린다 神을 팔아 장사하는 자들을 성직자라 떠받든다 부처를 모르는 승복들이 천도를 말하고 여래를 지껄인다 인간의 두려움이 건재하는 한 끝나지 않는 장사다 수지맞는 장사다 두려움을 자극하고 두려움을 확대하여 목 줄을 묶는다 이름표를 붙이고 자격을 부여한다 성도가 될 자격 천국에 입성할 자격 천도될 자격 열반에 들 자격 두려움이 이 모든 것을 허용한다 죽기까지 스스로 먹잇감이 된다 神은 내 안에 있는데 부처는 이미 내 안에 있는데 끝나지 않을 어리석음의 행렬을 삶이라 부르며 족보를 만들고 역사를 기록한다 죽은 뒤의 안위를 약속받는다 거대한 속임수로 위로받고 서로가 서로의 안부를 묻지만 자신의 안부만이 관심..

진짜를 예찬함 2020.12.01

나의 본체는 모든 것에 모든 것이다

생각은 생각 안에서만 길을 찾는다 생각으로만 길을 찾는다 스토리로 방법을 찾고 스토리로 해결하려 든다 생각은 길을 모른다 한정된 경험치로 가동되는 생각이기에 방법이 나올 수 없다 폐기처분을 기다리는 쓰레기만 양산할 뿐이다 생각을 지켜보고 스토리의 행렬을 알아차려 얽매인 집착이 풀려야 길이 길을 낸다 습이 방향을 잃어야 새 길을 걷는다 생각하던 대로 습관대로 하면서 神이 제 비위 맞추기를 기도가 제 방식에 응답하기를 간청하고 떼를 쓴다 평생을 빌고 절하고 예배해도 어리석고 어리석은 이유다 길은 네 안에 있다 생각을 비켜야만 놓아야만 해체해야만 길이 드러난다 하느님의 길 붓다의 길 道의 길 나의 길 길은 내 안에 있다 평안과 無爲로 모든 것에 모든 것인 이것이 비로소 산다

진짜를 예찬함 2020.11.30

텅 빔이 돼라

내 근원은 지금 여기 내 쉴 곳은 지금 여기 텅 빈 이곳 나의 본향 나의 거처에서 나는 거한다 생각 속을 헤매느라 곤죽이 되고 두려움에 떠느라 파김치가 되어도 즉각 돌아올 곳이 있다 순간 문득 즉각 여기 이 순간의 텅 빔이 돼라 이것이 너다 이것이 나다 생각 사이 말과 말 사이 행위와 행위 사이 온통 텅 빈 空 이것이 나다 이것이 너다 空이 만유의 주인이다 무엇으로 조작하고 덧칠한들 드러나고야 마는 세세생생의 진리다 온갖 만물이 났다 스러져도 완전성 그대로 영원을 실재하는 이것 이것만이 살고 있다 제 갈증에 겨워 찾아 나서는 순간 길을 잃고 만다 애초에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만든 길은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쉴 곳은 神의 처소 나의 텅 빔밖에 없다

진짜를 예찬함 2020.11.29

생각이 머물 곳이 없도록

동일시된 생각 안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걷고 뛰고 말을 하고 또다시 생각에 휩싸인다 쉴 새 없이 분주한 생각이 용쓰고 있다 강력히 저항하며 열연 중이다 생각을 지켜볼 수 있다면 생각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행위가 보이고 습관이 보이고 만물의 호흡이 들릴 텐데 쳇바퀴 돌 듯 걷고 먹고 말하고 행위하며 생각이 살고 습관이 사는 줄 모른 채 떠들고 먹고 마시고 감정에 휩싸여 난리 중이다 생각이 살고 습관이 사는 중이다 생각이 무슨 짓을 하는지 지켜보라 습관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차리라 지켜보는 보는 이것이 주인이다 알아차림만이 살 때 궁극을 알게 된다 지금 여기 이 순간 누가 있는지 안다 무엇이 현존하는지 안다 곧장 神과 함께 만유의 근원과 함께 생각은 끼어들 곳이 없다

진짜를 예찬함 2020.11.28

텅 빔이 나다

나라 대변되는 이름과 몸과 마음조차 내 궁극이 아닌데 남편을 자식을 가문을 명예를 이름표를 생김새를 자신인 것처럼 동일시한다 헛되고 헛되고 헛되다 전부 사라지고 흩어지고 마는 인연체일 뿐이다 길을 걷다 밟히는 낙엽처럼 담배꽁초처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잠시의 인연이다 그것에 목숨을 건다 온갖 미사여구를 단다 왜 무엇을 동일시하여 전전긍긍 고착돼 있나 얽매어 노예살이 할 지상과제란 없다 단 하나의 지상과제는 내가 누군지 아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나는 대자유로부터 잉태되었기에 나는 무한한 空으로부터 났기에 空이며 無며 텅 빔만이 동일시돼야 할 나의 실재다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자식의 자식이 모두 하나에서 나고 하나로 귀결되는 THE ONE이 이것이다 지금 여기 이 순간 텅 빔만이 나인..

진짜를 예찬함 2020.11.27

에고는 주인이 아닌데

스토리가 스토리 중인데 왜 덩달아 난리 속에서 스토리를 쓰려하는가 나쁜 일 좋은 일 죄다 에고의 분별일 뿐이다 그냥 그것이다 나쁘다 해도 되고 좋다 해도 되고 둘은 같은 말이다 에고의 두려움이 좋은 것만을 바라고 칭찬만을 들으려 한다 나쁜 것은 감추고 좋은 것은 자랑한다 에고가 에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 어떠하든 나는 여여하다 나는 본질이며 空이기에 즉각 무한대이며 제로이며 영원인 지금이기에 에고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짓을 하고 무슨 스토리를 쓰던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지켜봄이 되고 알아차림이 되어 궁극엔 이것조차 사라지는 나 하느님 붓다만이 실재다 현존이다

진짜를 예찬함 2020.11.26

나의 자리로

무조건 텅 빔에서 거하기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있더라도 곧장 텅 빔으로 돌아오기 지금 여기 텅 빔이 나의 자리다 정화의 지점 치유의 지점 새로 나는 지점 내 본향이다 나의 자리에는 생각이 들어설 수 없다 습관이 붙을 데가 없다 기억이며 망상이 스토리를 덧댈 수 없다 문득문득 언제나 즉각 이곳에 거하기만 하면 된다 일치하기만 하면 된다 텅 빔에서 나서 텅 빔으로 돌아간다 空인데 모든 것이다 無인데 모든 곳이다 근원이며 원천이다 바깥에서 찾을 수 없다 텅 빔이 되는 것이 곧장 내가 되는 것이다 神과 하나 되고 부처가 되는 자리다 어디서 헤매며 개고생 중인가 나에게로 돌아오라

진짜를 예찬함 2020.11.25

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묵묵히 생각을 따르는 몸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 병이 된다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담고 온갖 습관에 길들여져도 몸은 최후의 순간까지 운행을 멈추지 않는다 가장 적합한 제 짝인 몸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었나 두려움으로 칠갑을 하고 두려움으로 먹고 마시며 혹사시킨다 몸을 알아차리고 몸에게 물어보라 언제나 충실히 나를 살아주면서도 언제나 방치된 채 두려움을 먹이고 욕심을 먹이고 허영과 사치를 걸치는 옷걸이 역할이다 몸을 들여다보면 어리석음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각이 길을 잃었을 때 온갖 혹사에도 불구하고 몸은 나침반이 돼준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며 살았는지 보려거든 몸을 보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낱낱을 알아차려보라 비로소 몸과 하나가 되어보라 나의 욕망과 나의 두려움과 나의 어리석음과 온갖 감정..

진짜를 예찬함 2020.11.24

생각은 진리를 모른다

위가 아프단다 허리가 아프고 관절이 아프단다 종횡무진 내달리는 생각이 걱정을 만들고 고통이 되어 몸에 자리를 잡아 그렇다 몸이 아픈 건 생각이 아프다는 말이다 고통스러웠다는 말이다 자신도 모르게 숨긴 고통은 어디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생각으로 만들어지면 몸 어딘가에 기억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다 모른체 한다고 벗어날 수 없다 정신승리로 덮을 수도 없다 제 생각 낱낱을 몸의 통증 구석구석을 지켜보아야 한다 알아차림만이 자신이 쌓은 온갖 쓰레기를 치울 수 있다 견고한 생각으로 축조된 건축물 더미를 허물 수 있다 바깥에서 엉뚱한 데서 찾지 마라 치유의 길은 자신에게서 나온다 자신이 자신을 아프게 한 어리석은 시스템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얼마나 강고하게 생각의 철갑을 두르고 사는지 똑똑히 알..

진짜를 예찬함 2020.11.23

여기서 쉬어라

생각이 말을 낳고 말이 또 생각을 낳아 행위가 얽매이고 행위가 다시 생각하고 말을 하고 행위하며 만들어진 스토리 안에서 빙글빙글 쳇바퀴를 돈다 행동반경은 생각의 반경이다 한평생 생각 안에서 분주히 짓고 허물고 쌓기를 반복한다 왜 사는지도 모른다 왜 죽는지도 모른다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끝없는 욕망과 생각에 치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혹사당한 몸이 스러질 때 한 생은 끝이 난다 드러났던 한 생은 종지부가 찍힌다 알아야 할 것은 모르고 몰라도 되는 것에 목숨을 걸다 짐짝처럼 끌려다닌 몸이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몸 이전의 나가 여기에 있다 몸 이후의 나가 여기에 있다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나는 있다 생각을 벗어난 지점이다 알아차림으로 일치하는 이 지점이 나의..

진짜를 예찬함 2020.11.22